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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펼쳐지는 뮤지컬 동영상 '오페라의 유령'



빼어난 원작을 각색한 영화는 원작의 무게만큼 ‘원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웬만큼 훌륭하지 않고서는 “원작에 먹칠을 했다”는 마니아들의 집중 포화를 맞기 십상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제목 앞에 ‘영화’라는 타이틀을 붙이기가 어색할 정도로 뮤지컬로 전세계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 그만큼 각색의 고민은 많아지고 영화화엔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영화 ‘오페라의…’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88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뉴욕 초연을 보고 뮤지컬 감독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16년간 영화화를 고민한 감독 조엘 슈마허의 선택은 ‘뮤지컬의 동영상화’였다. 웨버가 직접 음악 감독을 맡기도 한 영화는 뮤지컬 무대 위의 세트와 의상, 음악 등을 충실히 재현해 냈다. 당연히 영화의 내용은 뮤지컬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1870년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 새로운 여주인공으로 대성공을 거둔 크리스틴은 하얀 가면으로 반쪽 얼굴을 가린 팬텀에게 이끌려 지하 세계로 사라진다. 그녀의 실종으로 오페라 하우스는 혼란에 빠진다. 팬텀의 광기는 음악적 열정과 크리스틴을 향한 사랑으로 뒤범벅이 된다. 크리스틴을 위로하던 젊은 귀족 라울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기묘한 삼각 관계가 펼쳐진다. 영화는 뮤지컬에 빠졌던 팬텀과 라울의 과거사를 보여준다. 뮤지컬의 환상을 간직한 ‘오페라의…’ 팬들의 궁금증과 관심을 한층 자극하는 극적 장치다. 그러나 뮤지컬을 못 본 관객들에겐 별반 미끼가 되지 못한다. 원작에 충실함을 미덕으로 외적 구성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작품은 정작 중요한 영화로서의 매력을 잃어버렸다. 분명 무대 공간은 3차원, 평면 스크린은 2차원의 세계지만 스토리의 재현 공간으로서 무대와 스크린은 그 위치를 달리 한다는 점을 영화는 망각했다. 원작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무대 이동조차도 뮤지컬에 한계에 갇히면서 보는 내내 답답함을 안겨준다. 관객들의 입을 떡 벌려 놓을 중간중간의 특수효과들이 이 작품이 영화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지만, 영화의 매력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에만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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