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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정신과 전문의 2인의 '감정 다스리는 법'

화내라, 품위있게… 질투하라, 솔직하게<br>■ 내 감정 사용법<br>프랑수아 를로르·크리스토프 앙그레 지음… 위덤하우스 펴냄



아침에 기분 좋게 눈을 떴더라도 꽉 막힌 출근길에 돌연 화가 나고, 동료의 우월함에 시기하며 상사의 말 한마디에 수치심이나 두려움이 스치곤 한다. 사랑하는 그(혹은 그녀)의 표정 하나에도 충만한 행복과 질투의 괴로움이 교차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내리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변덕이라고 폄하해서는 안된다. 한가지 감정 만이 지속된다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적이다. 복제인간의 세계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는 사랑을 포함해 과도하게 격한 감정이나 불편한 마음을 없애주는 ‘소마’(soma)라는 약이 등장한다. 외로움, 혼란, 좌절감, 질투심 혹은 막연히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약이 해결책으로 주어진다. 약 기운으로 생활의 효율성은 좋아진다지만, 과연 이 약을 먹을텐가. 프랑스의 권위 있는 정신과 전문의 두 사람이 함께 쓴 ‘내 감정 사용법’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어떻게 표출할지 몰라 감정에 지배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분노, 시기, 기쁨, 슬픔, 수치심, 질투, 두려움, 사랑의 8가지 감정을 각각 분석해 이들이 어떻게 생겨나 일상에서 드러나는지를 기술했다. 그리고 이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리고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사용법’을 알려준다. 분노를 잘못 다루면 ‘화’를 부르지만 분노는 상대로 하여금 나를 존중하고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긍정적 기능도 포함한다. 다만 화가 나더라도 자신이 속한 문화와 상황에 맞게 ‘품위는 지키라’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시기와 질투도 인간의 기본 감정이다. 두 감정이 비슷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시기는 남이 가진 행복과 재산에 대한 감정이고, 질투는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이다. 가령 아름다운 아내를 가진 이웃집 남자를 시기하면서도, 그가 덜 예쁜 자신의 아내와 대화하는 것을 보면 질투를 느끼게 되는 경우다. 시기하는 마음을 잘 활용하면 경쟁심을 부추겨 야심을 키울 수 있다. 질투는 번식과 관련된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라 지나칠 경우 밀착감시, 외부와의 접촉 제한, 상대의 가치 폄하 등 병적인 태도로 이어진다. 질투의 화신이라면 차라리 인정하고 표현하는 게 낫다. 단 자신의 의심을 되돌아 보고 상대에게 적어도 ‘숨 쉴 틈’은 주라고 책은 말한다. 타인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슬픔. 그 종류는 다양하지만 공통된 기저는 ‘상실감’이다. 고통이 수반되지만 슬픔은 실패의 이유를 헤아리게 하고 타인의 관심과 동정을 유발하거나 공격성을 일시적으로 누그러뜨리기에 유용하다. 한편 슬픔은 병적인 우울증과 구별돼야 하고, 수치심은 죄책감과 다르다. 삶에 활력을 주는 기쁨은, 강렬함은 덜 하지만 지속력이 강한 유쾌함과 비슷하니,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해 조절해야 한다. 책은 감정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감정에 대한 대처 방안이 여느 심리학 서적에 제시된 방법과 큰 차이는 없으나 중간중간에 문학작품과 영화 속 에피소드가 적절하게 섞여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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