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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불안한 신흥국가 금융시장

2007년 들어 신흥국가 금융시장이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사가 25개 신흥국가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만든 MSCI 신흥국가 주가지수는 1월3일부터 10일까지 연속 6일 하락해 5.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신흥국가 주식시장이 연초 하락세를 기록했고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국가는 상승세를 지속하다 최근 들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가의 통화절상 추세도 올해 들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가 통화가치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추세를 보이다 1월 들어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인한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연초 신흥국가의 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1월25일까지 신흥국가 통화는 전년 말 대비 평균 0.9% 절하됐다. 지역별로는 연초 경제둔화 우려가 제기된 체코ㆍ헝가리ㆍ폴란드 등 동유럽 신흥국가 통화가치가 4% 이상 하락했고 남미ㆍ아시아 국가 통화는 평균 0.7% 하락했다. 이렇게 신흥국가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선진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때마다 신흥국가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세계 유동성 공급국가인 일본이 올해 1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연초 신흥국가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시장 전망과 달리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달 18일 열린 금융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한차례 금리 인상 이후 최근까지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중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경우에도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불안 요인은 신흥국가 자산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우려이다. 최근 일부 신흥국가 주식시장을 보면 주가수익비율(PER)이 선진국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선진7개국(G7) 국가의 PER가 평균 18배 수준인 데 비해 인도ㆍ중국ㆍ체코 등의 PER는 20배를 상회하고 있다. 세 번째 불안 요인은 신흥국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태국 정부가 해외자본에 대해 1년간 30%의 예치의무를 부과하는 투자제한 조치를 발표해 주식시장이 급락했고, 올 1월 초에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기간산업을 국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금융시장에 동요를 일으키기도 했다. 신흥국가로 국제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투자과열ㆍ인플레이션ㆍ통화절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신흥국가 정부의 단기자본 규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 축소, 경기둔화, 신흥국가의 정치불안 등의 요인으로 신흥국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초 개최된 국제결제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신흥국가 중앙은행 총재들은 “신흥시장의 채권과 주식 등 금융자산 가격이 갑자기 하락 반전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신흥국가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여서 작은 충격에도 투자자들의 위험 민감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세계 경기 둔화폭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에는 신흥국가의 자산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은 최근 해외펀드 판매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신흥국가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신흥국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국가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펀드를 판매하는 자산운용사의 경우 분산투자 및 헤지 등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수립 전략이 필요하다. 신흥국가에 진출하는 기업은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여파와 신흥국가 금융정책 등을 면밀히 검토해 투자규모 및 투자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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