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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3일] 플레이스테이션


1994년 12월3일. 일본 소니사가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을 내놨다. 휴대용 게임기 플스는 입체화면에서도, 내용에서도 예전의 제품과 격이 달랐다. 덕분에 40만원 가까운 가격에도 불티나게 나갔다. 이듬해 9월 미국 시장 상륙을 시작으로 전세계로 퍼져나간 플스1 시리즈는 1억4,209만대나 팔렸다. 2000년 3월 출시된 후속 모델 플스2 시리즈도 1억2,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소니는 돈방석에 앉았다. 게임기기 사상 최고 판매 기록도 기록이지만 장당 4만~5만원에 이르는 게임 CD는 더욱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다. 트랜지스터(1960년대)와 워크맨(1980년대)으로 내려온 소니 신화를 세기말과 뉴밀레니엄까지 연장한 주역은 입사 19년차인 ‘괴짜’ 구타라기 겐. 학별과 학력을 따지지 않을 만큼 자유분방한 소니의 인사 풍토에서도 가는 곳마다 충돌을 일으키고 사장과도 언성을 높이며 싸워 ‘이단아’ ‘악동’으로 불렸다. 구타라기가 게임기 산업 진출을 건의했을 때 사내 반응도 신통치 않았다. ‘천하의 소니가 고작 장난감이나 만든다’는 사내 비아냥 속에 탄생한 플스가 소니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내자 구타라기는 이렇게 말했다. “치매 들린 소니를 플스가 먹여 살린다.” 발매 13주년을 맞는 플스는 용량이 수백배 높아지고 기능도 많아진 플스3로 진화했지만 소니 신화는 흔들리고 있다. 경쟁자 닌텐도의 반격 때문이다. 소니는 닌텐도를 ‘화투나 만들던 2류업체’라고 깔봤지만 시가 총액에서도 뒤졌다.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던 구타라기도 최근 물러났다. 아차 하는 순간 뒤로 밀리는 경쟁 사회에서 우리를 돌아본다. 신기술과 투명경영보다는 로비와 연줄이 앞서는 풍토에서 돌발적 천재와 세계를 휩쓸 상품이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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