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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총리의 '편지 한 통'

경제부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기자의 눈] 부총리의 '편지 한 통' 경제부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건희 삼성 회장. 이 두사람은 2004년 지금, 명실공히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기둥이다. 한사람은 경제정책의 수장으로, 또 한사람은 최대의 국부(國富)를 창출하며 ㈜대한민국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고 있다. 12월7일자 조간신문에는 두사람이 클로즈업된 사진이 모처럼 동시에 실렸다.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참석, 턱을 괸 채 상념에 잠겨 있는 이 부총리와 반도체사업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박수를 치는 이 회장. 두사람의 모습은 지면을 달리한 채 독자들의 머릿속에 오버랩됐다. 기자는 이날 평소와 달리 전 조간신문을 속속들이 뒤졌다. 신문들에는 예외 없이 이립(而立)을 맞이한 삼성의 반도체사(史)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이 회장은 기념행사 사인 보드에 ‘새로운 신화창조’라는 글귀를 적었고 언론은 삼성의 장밋빛 미래를 넓은 지면에 한껏 분칠했다. 하지만 정작 신문을 들여다보는 가슴 한켠은 뻥 뚫린 듯 허전함이 밀려왔다. 기자는 사실 이날 행사를 앞두고 조그만 희망을 품었다. 바로 이 부총리가 보내는 ‘편지 한통’이었다. “생일을 축하합니다. 더욱 튼실한 대한민국의 밀알이 돼주길 바랍니다.” 이 간단한 글귀가 적힌 경제수장의 서신이 이 회장에게 전달되길 고대했다. 물론 부질없는 소망으로 끝났지만. 이 부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기업부민(起業富民)’을 주창했다. 규제 합리화, 기업도시 등 백화점식 친(親)기업 정책들을 쏟아냈다. 헌데 결과는 어떤가. 기업들은 여전히 불안해 하고 정부를 믿지 못한다. “이헌재에 더 이상 기댈 게 없다”는 말도 곧잘 나온다. 왜 일까.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기업들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길 바라고 쓰다듬어주길 원한다. 세금을 몇 퍼센트 깎아주는 것보다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글 한자락을 건네주길 바란다. ‘친기업 정책’은 바로 이런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 회장에게 전화 한통 해주는 이 부총리는 모습을 기대한다면 무리일까. 입력시간 : 2004-12-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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