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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성장 엔진, 디벨로퍼] 3. 일본의 디벨로퍼들

일본 대도시를 걷다 보면 `00 부동산`간판이 걸린 대형 빌딩이나 부동산의 문구가 새겨진 선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하면 중개업소를 연상하나 이들이 일본 건설산업을 지탱해온 디벨로퍼 업체들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1800년대 말부터 건설업과 디벨로퍼간의 업종 분리 및 전문화가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50년대에 설립된 일본주택공단(대한주택공사에 해당)를 비롯해 각 지자체들이 공공 디벨로퍼(Public Developer)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카지마ㆍ다이세이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와 미쓰이부동산㈜ 등 부동산 전문기업들이 민간 디벨로퍼로의 축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ㆍ관 합작 하에 디벨로퍼 육성=80년대에 들면서 일본 건설시장 환경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수주물량 급감 등의 악재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난관 타개의 일환으로 일본 건설업체들은 디벨로퍼 분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네콘(Genecon)으로 불리는 대형 종합건설업체와 재벌들이 부동산 개발ㆍ임대 등을 전담할 디벨로퍼 성격을 띤 자회사를 잇따라 설립하며 부동산 개발 분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앉아서 수주 물량이 나오기 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개발사업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차원에서 비롯됐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가 디벨로퍼 육성에 적극 개입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주했고 민간 디벨로퍼 업체를 참여 시켜 성장 기반을 다진 것이다. 미국 등 유럽의 경우 시장 기능에 의해 자생적으로 디벨로퍼가 발전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디벨로퍼, 대규모 개발주도 = 일본 디벨로퍼들은 관의 협조 하에 대규모 개발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민관 합동으로 진행된 대규모 프로젝트로는 신도시 개발과 수면 매립공사를 들 수 있다. 요코하마시 도심에 조성된 186ha의 `미나토미라이 21(MM21)`, 매립지를 이용한 마쿠하리 신도심 개발, 고베시에 들어선 포트 아일랜드 등의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민간 디벨로퍼 업체가 주축이 된 대표적 프로젝트로 요코하마의 비즈니스 파크를 들 수 있다. 이것은 노무라 부동산이 개발계획안을 입안했고, 요코하마시와 협의 하에 탄생한 업무 도시다. 이들 프로젝트는 단순히 사업성을 떠나 고도화ㆍ전문화ㆍ고령화 등으로 대변되는 일본의 사회변화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개발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눈 여겨 볼 것은 디벨로퍼로 하여금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ㆍ금융기관 등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 녹지공간 확보 시 인센티브 용적률을 폭 넓게 제공하는 등 지자체들이 규제보다 원활한 사업수행을 위해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기관 역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개발비용의 대부분을 제공하며 디벨로퍼와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인터뷰] 안상경 日 동경대 교수 - 우리나라와 일본의 건설업 환경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민간 개발사업에 대해 토지 취득부터 분양 등 하나부터 열까지 규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벨로퍼 기능을 가진 기업이 성장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반면 일본은 오래 전부터 건설업과 디벨로퍼의 개념이 구분돼 제도가 마련된 것이 특징이다. 이들에 의해 대규모 개발이 이뤄졌고, 디벨로퍼를 빼놓고 건설산업을 논의할 수 없다. - 현재 일본에서 주축을 이루고 있는 디벨로퍼는? ▲버블붕괴 후 맨션시장을 중심으로 신흥 디벨로퍼들이 약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디벨로퍼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구 재벌계, 사철계, 60년대 진입한 맨션 전문기업이다. 상장 기업의 면면을 보면 미쓰이부동산, 미쓰비시 지쇼, 스미토모 부동산, 동경건물 등 대부분 구 재벌계가 상위를 점하고 있다. - 버블붕괴 후 일본 디벨로퍼 업계는 어떤 사정인가. ▲디벨로퍼 업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발부분을 담당하는 자본금 10억엔 이상의 부동산 기업의 경상이익 추이를 보면 91년을 기점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적자 폭 또한 확대되고 있으며 리조트 개발ㆍ해외건설 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는 상태다. - 불황타개 일환으로 어떤 변신을 하고 있는가. ▲대형 디벨로퍼를 중심으로 부동산투자신탁(J 리츠), 부동산 펀드 등의 신 금융상품을 개발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경쟁력 있는 부분을 특화사업으로 정해, 시장을 분담해 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미쓰이는 분양사업, 미쓰비시는 건물임대사업, 도큐는 신도시개발 사업 등으로 업무영역을 특화하고 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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