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가 수주잔량 분야에서 세계 1~7위를 싹쓸이하는 등 등 독주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10일 조선ㆍ해운 시황 전문분석 기관인 영국의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각국 조선소 수주잔량은 현대중공업이 1,082만CGT로 세계 1위 자리를 기록했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각각 782만CGT와 744만CGT로 2ㆍ3위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393만CGT)과 현대삼호중공업(327만CGT)도 각각 4ㆍ5위에 포진해 세계 5강 대열을 형성했다. 특히 STX조선과 한진중공업의 경우 그동안 전세계 조선사 부동의 6위인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209만CGT)을 제치고 6위와 7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미쓰비시를 앞질렀다. 이들 STX조선과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수주잔량이 각각 210만CGT로 세계 7위권을 형성하며 미쓰비시중공업(223만CGT 6위)에 근소한 차이로 추격한 이후 2월 들어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 뒤집기에 성공한 셈이다. 이 같은 역전은 STX조선아 지난 2월 러시아의 프리모스크사로부터 5만1,000DWT급 중형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5척을 2억7,000만달러에 계약한 것에 힘입은 바 크며 한진중공업 또한 중형급 컨테이너선 수주에 수주잔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2월말까지 전세계 전체 수주잔량이 1억734만CGT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7개 업체가 무려 세계 시장의 35%나 점유한 셈이다. 수주 잔량은 건조되고 남은 일감으로 세계 조선업체의 수준을 평가하는 일반적인 잣대로 사용되고 있어 한국 조선업체들이 1위부터 7위까지 싹쓸이했다는 점은 세계 조선업을 완전히 제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별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ㆍ삼성중공업 등 빅3가 초대형 유조선(VLCC)과 LNG선(액화천연가스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ㆍSTX조선ㆍ한진중공업은 중형 PC선과 컨테이너선 등에서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조선소 순위에서 7위까지 독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국내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큰 만큼 국내 조선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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