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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작가 배정완씨 작품展

20일부터 인사동 토포하우스서



어둠과 침묵에서 작은 발자국 소리가 시작된다. 빛은 건축용 접이식 틀에 묶인 3겹의 나일론 줄 사이를 뚫고 나와 하얀 벽에 맺혀 영상을 만든다. 몽환적인 음악과 물소리 너머 사랑의 기억을 술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인사동 토포하우스 2층에 전시된 배정완(35ㆍ사진)씨의 12분짜리 설치 작품이다. 배씨는 설치작가이기 이전에 MIT공대와 컬럼비아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건축가. 부친이 공학을 전공한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고 서양화가 신수희씨가 모친인 덕분인지 작가는 공학도의 치밀함과 화가의 서정성을 두루 물려받았다. 하지만 각자의 영역에서는 서로 독립적이다. 배 전 장관의 국립현대미술관장 하마평에 대해서도 “결정되기 전까지는 말을 아끼는 게 아버지와 나의 닮은 점”이라 말할 정도다. 작가는 건축 아이디어를 설치작업에 반영하고 그것을 다시 건축에 도입하기도 한다. “형태와 표현수단이 다를 뿐 설치미술과 건축이 별개의 작업은 아닙니다. 실용성이 강조된 공간은 건축이지만 감성이 집약되면 설치미술로 불리는 거니까요.” 이번 작품은 사랑에 대한 기억의 유동성을 주제로 뽑아냈다. ‘겨울은 기억에 빛을 입힌다’는 시적인 한글제목과 ‘12분의 인내와 3분의 자유시간이 요구되는 사랑에 관하여(On Love, 12minutes of patience and 3minutes of free-time required)’라는 영문제목이 붙어있다. 구겨진 원형 비닐을 통과한 조명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동공이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듯 색을 바꾸며 움직이고, 영상에 등장하는 춤추는 여인과 숲은 관람객을 추억으로 끌어들인다. 2007년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로 선정됐고 지난해 경주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20일부터 3월2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02)734-7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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