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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문변호사] ① 윤희웅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M&A·금융분야서 맹활약 "멀티플레이어" <br>금융분야로 전공 바꾼후 현대차-다임러 제휴 첫 성사<br>롯데의 길리안 인수때 단독자문등 M&A서도 실력과시

약력 ▦ 1964년 부산 ▦ 1983년 부산 성도고 졸업 ▦ 1987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 1992년사법연수원 수료(제21기) ▦ 1996년 Baker&Mckenzie Technical Tax Program 수료 ▦ 1997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자격 취득 ▦ 2001년 공정거래위원회 하도급 전문위원 ▦ 2009년 현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의 윤희웅 변호사는 스스로 '박쥐'를 자처하고 있다. 박쥐하면 흔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윤 변호사에게 분야를 넘나 든다는 뜻의 멀티플레이어로 해석돼 오히려 자랑스럽다. 변호사는 "국내에서 기업법무과 금융을 모두 다 알고 일하는 변호사는 아마 유일할 것"이라며 "우산과 짚신을 동시에 팔면 비올 때 나 맑을 때 모두 장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기업법무와 금융을 동시에 안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에게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연신 '박쥐론'을 강조했다. ◇기업법무와 금융분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윤 변호사는 지난 2001년, 전공분야를 10년간 전념해 온 인수ㆍ합병(M&A)분야에서 금융분야으로 바꿨다. 1992년부터 10여년간 화우의 전신인 법무법인 우방에서 M&A전문 변호사로 활동해 온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심각한 매너리즘에 빠졌다. M&A의 전과정에 필요한 기업법률과 증권거래, 공정거래 등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습득하고 학습했지만, 언제부턴가 '깊이는 없고, 박학다식만 하다'는 스스로의 평가가 자신을 괴롭힌 것이다. 윤 변호사는 그때 전문성을 길러야 겠다고 생각하고, 금융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IMF 전후로 NPL(부실채권)을 서로 사고 팔고 하는 과정에서 채권의 가치가 수시로 변하고, 그것을 이용해 딜이 활발해 졌는데, 이때 금융이 또 하나의 꽃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금융분야를 파고 든 배경을 설명했다. 기회는 살며시 찾아왔다. 그는 2001년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현대자동차의 전략적 제휴건을 성공리에 마무리 지었다. 당시 다임러는 단순히 주식을 사고 파는 게 아니라 주식의 미래가치를 거래한 것으로, ELS와 같은 파생금융거래와 주가연동거래 등 다양한 금융분야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다임러의 제휴 파트너인 현대차측은 법무법인 율촌이 대리했는데, 이것이 인연이 돼 윤 변호사는 2001년 율촌으로 옮겼고, 이때부터 금융분야를 본격 다루기 시작했다. ◇자존심 버리고 후배들한테도 배워=윤 변호사는 M&A에서 금융으로의 전공을 바꾼 것에 대해 "문과에서 이과로 전과하는 것 만큼 적응이 힘들 정도였다"며 "생소한 금융전문 용어 때문에 계약서 작성도 어려웠고, M&A를 할 때 잘 보지도 않았던 자산유동화 관련 법률 조항들도 다시 보지 않으면 안됐다"고 회고했다. 이때 윤 변호사는 스스로를 낮추고 기초부터 실력을 다시 쌓아나갔다. 모르는 게 있으면 자존심은 잊고 후배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는 "파트너 변호사였지만, 후배들보다 못한다 생각이 들면, 자존심을 버리고 바로 물어보면서 공부했다"며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M&A가 숲을 보는 작업이라면, 금융은 바늘에 홈을 파는 작업"이라며 "전문성의 틀 안에 갇히지 않도록 부단히 애써야 하는 영역이다"고 금융분야 고수다운 면모를 보였다. ◇딜 막판엔 이틀에 한번 꼴로 밤샘도=M&A와 금융을 '복수전공'한 윤 변호사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그는 지난 지난 2002년 리먼브라더스의 우리은행 부실자산 1조2,000억원 인수 과정에 참여, 리먼 측을 대리했다. 리먼 측은 부실자산을 7차에 걸쳐 사들였는데, 7차례 모두 율촌에 일을 맡겼다. 당시 검토해야 할 자료가 많아 10여명의 변호사들이 달라 붙어 일을 했다. 딜 막판에는 거의 보름동안 이틀에 한번 꼴로 밤샘을 했고, 잠을 자도 4~5시간 새우잠으로 눈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동료 변호사들은 "저러다 윤희웅이 죽는다"고 할 정도로 윤 변호사는 일에 파묻혔다. 그 결과 딜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윤 변호사는 2005년 영국의 유력 금융법률분야 전문 잡지인 유로머니가 발행하는 IFLR의 자본시장분야 '리딩 로이어(leading lawtyer)'로 선정됐다. 윤 변호사는 "상을 받은 것보다 더 보람 있었던 것은 당시 리먼 측이 7차례에 걸친 거래 과정에서 나와 율촌을 믿고 일을 맡겨줬던 것"이라며 "누군가가 나를 믿고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일을 했었다"고 뿌듯해 했다. ◇"롯데의 길리안 인수 단독 자문" 맹활약=롯데의 길리안 인수 건은 윤 변호사의 녹슬지 않은 'M&A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딜이었다. 2008년 11월 국내 롯데제과가 유럽 벨기에의 초콜릿 제조사인 길리안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800억여원에 달하는 딜 규모만큼이나 화제가 됐던 것은 해외 M&A에서 국내 로펌이 메인 카운슬(단독자문) 역할을 했다는 점이었다. 메인 카운슬이란 법률실사와 입찰, 인수계약서의 작성 및 협상, 종결절차의 수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법률자문을 독자적으로 제공한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이 해외M&A때 해외 로펌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엄청난 쾌거였다. 당시 롯데의 경쟁자 중에는 터키의 제과회사인 울크가 있었다. 벨기에의 또 다른 초콜릿 회사인 고띠바 인수 때 롯데가 울크에 무릎을 꿇은 적이 있었기에 더욱 긴장되는 전쟁이었다. 전쟁의 관건은 '울크가 써낼 금액을 알아내는 것'이었고, 주관사의 정보로 승기를 잡은 롯데는 고띠바 인수전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벨기에와의 시차 때문에 최종 결과 통보를 새벽 4시에야 받았던 윤 변호사는 함께 결과를 기다리던 롯데 및 율촌 관계자들과 새벽에 만세를 외쳤다. ◇해외 직상장도 성공리에 마쳐=STX팬오션의 싱가포르 상장도 윤 변호사의 경력을 빛내주는 실적 중 하나다. 윤 변호사는 지난 2005년 7월,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STX 팬오션(옛 범양상선)이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원주를 상장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자문했다. 1999년 두루넷이 국내 증시를 거치지 않고 해외에 원주를 상장한 바 있으나 이후 2003년 상장 폐지됐다. 윤 변호사는 "당시 STX팬오션의 상장은 한국 증시를 거치지 않고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하는 거래였다"며 "국내 대부분의 기업이 해외 증시에 주식예탁증서(DR)형태로 상장한 데 반해 우리는 STX의 원주를 직접 상장해 더 기억에 남는 딜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의 파생금융거래 기법을 이용한 EB(교환사채)발행과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의 제일은행 인수, 롯데쇼핑의 런던ㆍ한국 동시 상장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모두 윤 변호사의 손을 거친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이 같은 명성에 걸맞게 윤 변호사는 지난해 ALB(Asian Legal Business magazine)에서 선정하는 100대 변호사 중 한명으로 꼽히는 영예를 안았다. ◇영화 '미션' 강추하기도=윤 변호사는 클라이언트가 새벽 1~2시에 전화를 걸어와 당일로 자문을 요구해도 싫은 소리 한번 않고 '납기'를 지킨다. 그는 "납기를 지켜주지 않으면 분명 고객은 윗분들한테 혼날 것이고, 그러면 신뢰는 깨진다"며 고객에 대한 무한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확성과 타이밍을 지키면, 고객이 미안하고 고마워서라도 다시 찾아온다"는 게 윤 변호사가 터득한 지혜라면 지혜다. 윤 변호사는 "고객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며 "고객과 커뮤니티하면서 방향을 잡아 결론에 이르게 끔 해주고, 위험요소를 인지시켜주는 서비스업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M&A분야서 10년, 금융분야서 8년을 쉼없이 달려온 온 윤 변호사지만, 가끔은 영화보기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린다.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을 자신이 본 "최고의 영화"로 꼽는 그는, 영화를 통한 재충전도 잠시, 다시 고객을 위한 '미션' 수행을 위해 신발끈을 고쳐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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