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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10월 27일] 친한파 美하원의원의 기자회견

지난주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드파크 시청에서 민주당 소속의 7선 현역 하원의원인 스티븐 로스맨이 한국 특파원들과 현지 한인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의 지역구인 뉴저지 9연방지역구에는 1만5,000여명의 한인유권자가 살고 있고 삼성ㆍLG 등 주요 기업들의 미주 본부가 위치해 있다. 회견에서 그는 이런 사정을 감안한 듯 지난 2007년 마이크 혼다 의원의 '위안부 결의안'에 가장 먼저 서명했던 사실 등을 거론하며 자신은 한국인들의 친구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인단체의 관계자들은 연방하원의원이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가진 것 자체만으로도 한인의 정치적 역량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반겼다. 정작 그의 기자회견의 핵심이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였다. 그가 7월 한미 FTA에서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보낸 110명의 의원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서명을 철회할 용의가 있는지, 지금 당장 비준안 투표가 실시되면 찬성할 것인지 등의 질문에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협상한 한미 FTA는 분명 잘못된 점이 있고 이것이 시정돼야 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이냐는 물음에 자동차와 쇠고기라고 답했다. 돌아 나오는 발길이 무거웠다. 로스맨 의원처럼 거리낌없이 자신을 친한파라고 지칭하는 의원의 한미 FTA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라면 이 문제에 관심도 없는 다른 의원들은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한미 FTA가 다시 한번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그동안 진전을 보지 못하던 실무협상도 다음달 초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면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다음달 바짝 협상을 서둘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한 오바마의 방한 이전에 모든 것을 마무리 짓겠다는 속내다. 한미 FTA 비준안을 내년 초 상정하지 못하면 내년 하반기 대선정국으로 넘어가는 미국 정치일정상 한미 FTA가 장기미제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한국으로서도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국의 협상은 또다시 지긋지긋한 자동차와 쇠고기 문제로 타결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7,000대, 70만대(양국의 상대방 자동차 수입 규모)' '광우병 쇠고기'라는 그릇된 도그마를 정면으로 깨뜨리지 않는 한 협상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두 나라의 협상이 양국의 경제적 이익을 모두 키울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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