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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장인정신이 깃든 식당

김순진 놀부 대표·21세기 여성 CEO 연합 회장

[로터리] 장인정신이 깃든 식당 김순진 놀부 대표·21세기 여성 CEO 연합 회장 김순진 21세기 여성 CEO 연합 회장 예전에 외식업은 생계형 산업으로 간주되곤 했다. 가난했던 시절, 식당을 하면 먹고 사는 것만큼은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외식업도 기업형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국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진정한 장인정신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어느 곳에서든 장인정신이 깃든 곳은 빛이 나게 마련이다. 얼마 전 일본에 갔다가 300년의 전통을 간직한 ‘쓰루기 소바’ 집에 간 적이 있다. 120년 전에 지은 건물을 그대로 보존해 ‘자루 소바’며 ‘기쯔네 소바’를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만들고 있는 곳이었다. 너무나 오래된 건물이어서 2층 마루바닥이 삐거덕거려 내심 불안하기도 했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가옥 형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자연 그대로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식당이었다. 300년의 역사를 오로지 소바 하나로 운영하고 있는 이 식당은 방문했을 때 이미 8대째 운영하고 있었고 지금은 9대가 가업을 잇겠다고 일을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매일매일의 업무일지를 쓴 기록이 아직도 대대로 남아 있으며 현재에도 그 업무일지를 꾸준히 써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외식업’이라는 용어도 보편적으로 쓰인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300년은 고사하고 100년이 넘은 식당을 찾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다고 일본만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국악이라든지 전통공예라든지 장인정신이 빛을 발하는 곳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외식업이 아직 그러한 장인정신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우리도 사명감에서 비롯된 장인정신과 역사의식이 깃든 아름다운 식당, 아름다운 기업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다. 필자가 존경하는 종교인이자 사회운동가인 전택부 선생님은 “식당의 집당(堂)자가 붙어서 된 말 치고 고귀한 것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예를 들어 천당ㆍ성당ㆍ예배당 등이 그것이고 옛날에 글을 가르치던 학당ㆍ서당 등이 그것이다. 음식점은 더군다나 신성하고 깨끗하고 고귀해야겠기에 ‘식당’이라 했다”고 쓴 글을 읽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지만 여전히 외식업이든 무엇이든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라면 고귀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입력시간 : 2004-09-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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