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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이번엔 대입制 개편 '불똥'
입력2004-08-31 16:21:52
수정
2004.08.31 16:21:52
전세시장 수요줄어 거래공백 지속 전망…장기적으론 집값 하락에 영향 미칠수도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강남 대치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발표된 교육부의 대입제도 개편안으로 인해 앞으로 ‘공치는 날’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허탈해 했다.
그 동안 서울 강남권 전세시장은 넘치는 교육 수요로 방학기간 특수를 누리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약세인데다 EBS방송의 수능 출제까지 겹쳐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강남 전세시장 ‘설상가상’=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에 따르면 8월 현재 강남구 전세금은 연초보다 4.41% 떨어져 서울 평균 하락 폭의 3배에 달했다. 특히 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은 9.01%나 떨어졌다.
여기에 학교 교육 정상화를 골자로 한 대입제도 개편안으로 강남 전세시장은 더욱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방학 기간 특수를 노렸는데 공치는 날이 더 많았다”며 “최근 들어 조금씩 이나마 거래가 늘어 그나마 위안을 삼았는데 이번 대입제도 개편안으로 이제 기대감마저 완전히 꺾였다”고 말했다.
강남 전세시장에서 가격은 더 이상 관심사가 아니다. 연초까지만 해도 40평형대 전세가는 6억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4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수요가 워낙 없다 보니 가격이 아무리 떨어져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강남이 ‘역(逆) 전세난’의 새로운 진원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모 중개업자는 “전세 거래 공백이 몇 달 더 지속된다면 전세가 빠지지 않아 이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
◇집값에까지 영향 미칠 가능성=역 전세난은 장기적으로 집값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입제도 개편→학원 수요 감소→전세가 하락→집값 하락의 연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강남 전세 수요의 40% 이상이 교육환경 때문인 상황에서 이번 대입제도 개편안의 영향이 본격 가시화될 경우 집값에 하락 압력이 커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연구소 소장은 “EBS 수능 방송이 강남 집값에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실제로 집값이 떨어졌다”며 “이번 대입제도 개편안은 어떻게든지 강남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 집값의 경우 교육뿐만 아니라 주거환경, 편의시설 등 다른 이점이 작용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을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이번 대입 개편안이 신규 수요를 감소시켜 단기적으로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도 “강남에 집을 가진 경우 주거환경, 편의시설 등 ‘강남 프리미엄’을 포기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돼 집값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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