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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 우려만은 아니다

장기불황 우려만은 아니다 우리 경제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와 각종 경제지표의 경고음이 요란한데도 정부의 상황인식과 대응방식은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수부진의 골이 더 깊고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더 나아가 일본식 장기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경기회복 시기가 멀지 않았으며 단기적인 부양책은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무리한 부양책이나 오락가락 정책은 당연히 피해야 한다. 그러나 필요한 때에 적절한 조치를 놓치면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대책이 정말 필요 없는 것인지 숙고해볼 일이다. 서울경제신문 조사결과 대기업 최고경영자 10명 중 7명은 일본식 장기불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 판매, 건설수주가 급감하고 경기동행ㆍ선행지수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 동향은 내수불황의 장기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물론 수출과 설비투자 등 일부 호전된 부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출이 오래 전부터 내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고 설비투자도 지난해 실적이 워낙 바닥이었다는 점에서 추세적 변화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고 보면 의미를 두기 어렵다 할 것이다. 여기다 모건스탠리나 UBS 등 세계적 투자은행들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올 하반기 경기회복은커녕 내년이 올해보다 더 안 좋을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과 전망은 이와 거리가 멀다.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지난 21일 한 강연에서 하반기에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장기주의'가 참여정부의 경제발전 전략이라며 단기부양책은 절대 쓰지 않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보약이나 링거주사로 환자가 억지로 일어서게 해서는 안되며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리한 부양책은 당장은 좋지만 나중에 더 큰 고통과 후유증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 위원장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으며 공감이 가는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무차별적으로 소비를 부추겼던 국민의 정부의 카드정책은 이를 뒷받침해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가 언젠가 스스로 일어서도록 하기 위해서는 병세와 체력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경기침체가 더 오래 지속되면 그렇지 않아도 바닥인 경제주체들의 자신감과 의지가 더 위축되고 이는 진짜 장기불황으로 이어지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부양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경기가 더 가라앉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촉진과 소비진작이다.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푸는 것과 구매력 있는 고소득층이 돈을 쓰도록 불안심리를 없애주는 것이 무리한 부양책은 아닐 것이다. 입력시간 : 2004-06-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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