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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넘은 세계의 기업] R&D집중 생명공학 시장 선도

유럽 강소국의 대명사 벨기에. 경상도만한 크기에 인구는 1,000만명에 불과하지만 세계 9위 무역 대국으로 지난해 1인당 GDP는 2만4,000달러에 달한다. 한마디로 작지만 잘 사는 나라다. 그 성공 비결은 신흥 벤처 기업들이 전통적인 중계 무역에만 매달린 게 아니라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첨단 산업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생명공학 업체인 유로젠텍(Eurogentec)이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 7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을 지난해 3,100만달러로 끌어 올리는 등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20%대의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유로젠텍이 이처럼 벨기에를 대표하는 생명공학 회사로 성장한 비결은 바로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한 시장 선도제품 개발 능력에 있다. 유로젠텍의 R&D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 직원(286명)의 10%가 넘는 30명이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 85년 벨기에 리제(Lige)대학의 생명공학 분야 연구원들이 설립한 회사 인만큼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이 회사의 관심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더 큰 성공 요인은 연구 결과를 곧바로 상품으로 연결, 수익을 극대화한 CEO(최고경영자)의 경영 마인드다. 조셉 마샬(Joseph Martial) 사장은 “생명공학 사업은 투자가 대규모로 장기간 지속돼야 하지만 신약개발이나 상용화는 불확실한 게 특징”이라며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시장의 요구를 먼저 파악, 연구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적인 연구 기관이 필요로 하는 제품 생산에 핵심 역량을 집중한 게 비용을 최소하면서도 성장을 이어온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젠텍이 설립 초부터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와 독일의 DKFZ 암연구센터, 다국적제약업체인 글락소 등과 제휴 관계를 맺고, 이들의 수요에 맞는 분야별 사업 계획을 수립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앞으로 유로젠텍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글로벌 경영. 지난 2001년 일본 현지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안에 미국에도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금까지의 성공을 무기로 벨기에가 아닌 세계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포석이다. 마샬 사장은 “세계적인 생명공학업체나 연구기관과 제휴 및 기술 교류를 더욱 강화,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한국의 업체와도 기술 제휴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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