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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9월 13일] 눈치 보기 급급한 이통업계
입력2010-09-12 17:46:00
수정
2010.09.12 17:46:00
"데이터 통화료 및 정보료가 ○만원을 초과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이동통신사에서 발송된 이런 문자메시지에 흠칫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쓸 때 부담해야 비용이 상당한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지난주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8월부터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적용한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가 유사한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릴 때 다소간 이용 제한이 있다는 점 등 내용은 비슷하다.
혹시나'요금 폭탄'을 맞지 않을까 맘 졸였던 스마트폰 이용자들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이용자들이 어디서나 맘껏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덩달아 우리나라 정보기술(IT)의 저력도 키워질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가 모두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10일 아이폰4 출시에 맞춰 이 서비스를 도입한 KT는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SK텔레콤을 깎아내렸다.
SK텔레콤이 택한 3세대(3G)망 기반의 데이터 무제한보다는 자사의 무선랜(와이파이) 이용지역 확대정책이 기업과 이용자 모두에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며칠 만에 말을 바꾼 이유가 뭔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소비자들을 어떻게 납득시킬지도 궁금하다.
이처럼 서둘러 도입할 수 있는 서비스라면 왜 진작 시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LG유플러스는 KT까지 데이터 무제한을 선언하자 같은 날 급히 "LG유플러스도 조만간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데이터 무제한은 눈치를 본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해도 되는 '쉬운 정책'이었던 셈이다.
여러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왕 서비스 도입을 결정한 만큼 통신사들은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6월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AT&T는 통신망 과부하와 통신품질 저하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해야 했다.
비슷한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경우 이용자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서둘러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앞으로 통신업계가 서비스를 도입할 때 '눈치'보다는 '소비자'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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