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미국 공항 보안 검색대를 지날 때 신발을 신은 채 지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교통안전국(TSA)는 2006년부터 미국 내 항공편의 모든 승객에 대해 신발 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해 왔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SA가 승객들이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때 신발을 신은 채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절차를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TSA는 “TSA와 국토안보부는 언제나 강력한 보안을 위한 혁신적인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며 "보안 절차의 잠재적 업데이트는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TSA는 9·11 테러 직후 신설된 기관이다. 9·11테러 약 두 달 뒤인 2001년 12월 한 영국인이 신발에 폭약을 장착하고 항공기에 탑승한 사례가 적발되면서 TSA는 약 18개월 간 공항 승객에 대한 무작위 신발 검사를 시행했다. 이후 유사한 사례가 거듭 적발되자 2006년 미국 내 항공편 모든 승객에 대한 신발 검사를 의무화했다. 항공 승객 전원에 대한 신발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두 곳이다.
하지만 양말이나 맨발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승객들은 불편함과 불쾌함을 호소해왔다. 지난 4월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이 X(옛 트위터)에 "TSA가 여행 불만 사항 1위라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인천공항이 신발과 관련한 보안 검색 규정을 새롭게 도입해 화제가 됐다. 인천공항은 해외로 출국하는 승객 가운데 굽 3.5㎝ 이상이면 반드시 신발을 벗도록 규정을 명확히 했다. 굽 3.5cm는 국제 보안 검색 기준으로 폭발물을 숨겼을 때 살상효과를 낼 수 있는 높이다.
인천공항이 신발 검색을 강화한 이유는 인천공항 보안검색대의 약 70%를 차지하는 원형 보안 검색대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원형 보안 검색대는 초고주파 방식의 보안 검색대로, 승객의 신체 이미지가 아바타 형식으로 변환돼 잠깐 표출된다. 원형 보안검색대는 여객 1인당 검색 시간이 평균 25초 이내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발목 아래 신체에 대한 검색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이 국정원과 경찰 등에서 제기돼 왔다. 신발 굽이나 밑창에 마약이나 세라믹 무기 등을 숨겨도 원형 보안검색대로는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일반 출입문형 검색기를 통과할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신발을 신고 지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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