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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무시하기엔 찜찜한 'XXX의 저주'

■ 저주와 징크스의 이면<br>우연을 현상으로 인식하고 집착<br>' 승자' '마천루' '오스카' '밤비노의 저주' 등 사회 전반에 영향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무시하기엔 찜찜한 'XXX의 저주' ■ 저주와 징크스의 이면믿자니 불쾌하고 무시하자니 불안우연을 현상으로 인식하고 집착' 승자' '마천루' '오스카' '밤비노의 저주' 등 사회 전반에 영향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지난 2월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밀크’로 두 번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숀 펜이 최근 법원에 이혼장을 접수하면서 ‘오스카의 저주’가 새삼 거론되고 있다. 오스카의 저주란 오스카 수상자들이 수상 이후 이혼, 사기 등의 사건으로 하향세를 걷게 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수상자였던 리즈 위더스푼, 힐러리 스웡크, 할리 베리 등은 수상 후 1년이 채 안 돼 부부생활을 청산했고 니콜 키드먼, 르네 젤위거 등 역시 수상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까마귀가 날고 단 한 번만 배가 떨어졌다면 우연이지만 같은 일이 두 번, 세 번 반복되고 인과관계가 형성되면 우연성이 아닌 개연성이 된다. 까마귀가 날아도 배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의 수가 더 많지만 사람은 배가 떨어진 경우를 더 오랜 시간 기억한다. 이것이 바로 ‘○○의 저주’ 식으로 떠도는 징크스의 실체다. 김진세 고려제일신경정신병원장은 “영구차를 보면 재수가 없다든지 보도블록의 금을 밟으면 운이 나쁘다든지 하는 우연을 하나의 현상으로 인식하고 집착하게 되는 것이 징크스”라며 “나쁜 일이 벌어지는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지만 사람은 부정적인 결과의 인과관계를 더 오랜시간 기억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저주나 징크스 등이 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의 저주’로 불리는 징크스는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등 모든 부문에 걸쳐 나타난다. 징크스나 저주는 사실 인과 관계보다 우연의 결과가 더 많은 일종의 미신으로, 전혀 논리적이지 않지만 일정기간 동안 계속되는 우연에 일종의 ‘집단 최면’에 걸리기도 한다. 또 어쩔수 없는 운명이라며 체념했던 일이나 승부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극복하면 ‘징크스를 깼다’며 위안받는 경우도 있다. ◇ 경제 ‘승리를 맛 본 자 곧 패하게 될 것이다.’ 경매와 M&A 등 경쟁에서 이겼지만 결과적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을 경제학에서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고 부른다. M&A 과정에서 최고 입찰액을 제시해 승리를 거머쥐게 됐어도 과도한 입찰 경쟁으로 입찰액이 실제 가치 대비 지나치게 높아진 경우, 계약 체결 후 기업 주가 급락 등 예기치 못한 악화일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용어는 1971년 유전개발 회사인 애틀랜틱 리치필드사에서 근무하던 케이펜, 클랩, 캠벨 등 3인이 공동으로 쓴 논문에서 처음으로 등장했고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의 저서 ‘승자의 저주’(1992)를 통해 알려졌다. 승자의 저주가 내린 예로 가장 많이 거론된 곳이 영국 RBS(스코틀랜드 왕립은행)다. 2007년 RBS는 금융계 M&A 사상 최대 규모였던 710억 유로에 ABN암로(네덜란드 은행)를 집어삼켰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인수액이 워낙 컸던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RBS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영국 정부로부터 공적자금까지 수혈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승자의 저주에 걸린 사례는 국내에도 많다. 수년간 과도한 M&A로 소화불량에 걸렸다는 악평까지 듣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두산그룹, 유진그룹은 승자의 저주 루머에 시달렸다. 기업들이 사세 확장 후 쇼핑 후유증을 앓게 되는 이유는 뭘까. 기업들이 매수 기업의 적정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과도한 인수 경쟁 속에서 매수 가격을 높이는 식으로만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불경기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바벨탑의 저주 혹은 마천루의 저주다. 1999년 도이치방크의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로렌스가 발표한 ‘초고층 빌딩이 완공되면 경제위기가 닥친다’는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마천루의 저주는 1931년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381m)이 완공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돈으로 4,095만 달러, 현재가치로 3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들어간 이 건물이 완공되자마자 세계경제는 대공황에 빠졌다. 이후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한 마천루가 설립될 때마다 저주가 이어졌다. 쿠알라룸푸르 트윈빌딩, 타이베이 국제금융센터가 설립된 후에는 아시아 경제위기, IT 버블 붕괴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세기를 넘기며 계속된 마천루의 저주는 내년 완공 예정인 800m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에까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 스포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야구(MLB)와 미국프로농구(NBA)에 내린 저주는 수 십년이 지나서야 풀리거나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아 팬들을 안타깝게 한다.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것이 ‘밤비노의 저주’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1918년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후 무려 86년간 ‘밤비노의 저주’에 걸려 2004년까지 단 한번도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 했다. 1920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단주가 펜웨이 파크 건설자금 융자를 조건으로 ‘밤비노’라는 애칭을 가진 당시 최고의 타자 베이브 루스(Babe Ruth)를 12만5,000달러라는 헐값에 뉴욕 양키스로 팔아 넘기면서 밤비노의 저주가 시작됐다. 이후 뉴욕 양키스는 베이브 루스의 폭발적인 홈런에 힘입어 명문구단으로 성장했고 무려 26차례나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한데 비해 보스턴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2004년 간판 투수 커트 실링의 투혼에 힘입어 보스턴 레드삭스는 마침내 밤비노의 저주가 풀렸다. 반면 시카고컵스에 내린 ‘염소의 저주’는 64년째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시카고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1945년 월드시리즈 4차전을 보기 위해 염소를 데리고 시카고 홈구장인 리글리필드에 들어가려던 농부 시아니스는 입장을 거부당하자 “다시는 여기서 월드 시리즈를 못 볼 것”이라는 악담을 퍼부었다. 실제로 시카고에서는 그 후 단 한번도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못했으며 우승컵도 안지 못했다. 일본 야구에는 샌더스의 저주가 있다. 지난 85년 한신 타이거즈가 21년만에 일본 프로야구 리그에서 우승하자 홈 구장인 오사카의 팬들은 당시 타격 3관왕이던 랜디 배스 선수와 닮은꼴인 ‘KFC 할아버지’(KFC 창업자인 할랜드 데이비스 샌더스) 마네킹으로 헹가래를 치고 도톤보리강에 빠뜨렸다. 이후 한신 타이거즈는 2003년 일본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할 때까지 오랜 기간 성적 부진에 시달렸는데 이를 두고 팬들은 ‘샌더스의 저주’라고 불렀다. 축구에선 펠레의 저주가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인 펠레가 주목하는 선수나 팀이 매번 탈락하거나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는 것. 2006년 펠레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으나 16강에서 탈락했고 2002년에는 프랑스를 우승 후보로 꼽았지만 프랑스는 무득점 1무 2패의 전적으로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 정치 최근 1~2년새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을 두고 현 정권에 ‘불의 저주’가 내렸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당선 후 첫 화재사건은 인수위 시절인 지난 1월 경기도 이천시의 코리아 2000 냉동 창고에서 불이나 40명의 인부가 목숨을 잃었던 사건. 바로 한 달 뒤에는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탔고 그로부터 열흘 뒤에는 광화문 종합청사에 화재 사고가 있었다. 지난 1년간 코오롱 유화공장 화재, 용산 철거민 참사, 창녕 화왕산 억새 태우기 화재 등의 대형 참사로 100여명이 사망했다. 미국 대통령들에겐 ‘테쿰세의 저주’가 있다. 숫자 ‘0’이 들어간 해에 당선된 대통령은 임기중에 죽는다는 내용의 이 저주는 9대 대통령이었던 윌리엄 헨리 해리슨(1773~1841)부터 시작됐다. 당선 전 인디언 토벌 지휘관으로 악명 높았던 해리슨이 당시 인디언 영웅이면서 대표적 희생자였던 쇼니족 추장 테쿰세를 죽이고 저주를 받았다는 얘기다. 해리슨은 취임 후 한달도 안 돼 급성폐렴으로 세상을 떠나 임기중 백악관에서 숨진 제1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후 테쿰세의 저주는 150여년간 이어져 1860년에 당선된 에이브러햄 링컨, 제임스 가필드(1880년 당선), 윌리엄 매킨리(1900년 당선), 워렌 하딩(1920년 당선), 프랭클린 루스벨트(1940년 당선), 존 F 케네디(1960년 당선)까지 임기중 목숨을 앗아갔다. 로널드 레이건(1980년 당선)과 조지 W 부시(2000년 당선) 대통령은 걸어서 백악관을 나가긴 했지만 미국인들은 여전히 테쿰세의 저주에 주목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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