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없이 태우고 녹여 다이옥신등 배출 최소화<br>기계硏, 양양군에 '열분해 가스화 용융시설' 준공<br>슬래그는 '아스팔트용 자갈'등 재활용 "일석이조"
| 양양군에서 가동중인 새 생활폐기물 처리 플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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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분해 가스화 용융시스템 공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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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폐기물 소각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친환경기술이 개발됐다.
17일 한국환경기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기계연구원ㆍ한라산업개발ㆍ대우건설은 생활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 대신 공기 없이 태워 녹이는 '열분해가스화 용융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데 이어 강원도 양양군에 하루 30톤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상용 플랜트를 준공했다.
환경부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이 기술은 우리나라와 일본에 특허등록됐으며 독일에 특허출원 중이다.
일반적으로 생활폐기물을 소각할 때는 많은 양의 공기ㆍ산소가 공급되면서 질소산화물ㆍ다이옥신ㆍ이산화황 등이 발생한다.
반면 열분해가스화 용융 시스템을 이용해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면 다이옥신 등 배출량이 크게 줄고 슬래그(흑갈색 유리입자) 재활용이 가능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양양군에서 가동되고 있는 새 생활폐기물 처리시설은 산소 공급을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쓰레기를 섭씨500∼700도 정도로 가열해 가스와 숯으로 만드는 '열분해 가스화', 숯에 포함된 재를 1,300도 이상의 고온으로 녹여 재활용할 수 있는 슬래그로 만드는 '용융' 등 2단계 공정으로 이뤄진다.
특히 2단계 공정에서 발생한 고온의 배기가스를 세계 최초로 1단계 공정에 재활용(열분해실 내부로 순환시켜 폐기물을 가열)하기 때문에 기존의 외국 기술에 비해 경제성이 뛰어나다. 열분해가스를 연소시켜 열에너지를 회수하고 용융로에서 산소 대신 고온의 공기를 사용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 과정을 거친 쓰레기는 슬래그로 탈바꿈해 사기그릇, 유리 재떨이나 아스팔트 작업용 자갈 등으로 재활용된다. 권상숙 환경기술진흥원 전문위원은 "열분해가스화 용융 시스템이 국내 기술로 개발ㆍ상용화됨에 따라 1기당 20억원 규모의 해외 로열티 절감, 동남아ㆍ중국 등지로의 기술ㆍ플랜트 수출은 물론 산업폐기물의 열분해가스화 및 용융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양군도 "하루에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45톤 중 3분의2를 열분해가스화 용융시설에서 처리해도 매립할 재가 발생하지 않아 매립장의 수명을 3배 이상 연장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하루 처리용량을 100톤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흥원은 오는 2015년까지 10기 이상의 열분해가스화 용융시설이 건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열분해가스화 용융시설은 소각을 대체하는 환경 신기술로 지난 1990년대 유럽에서 주로 개발됐으며 일본에는 이미 수십 개가 설치됐다. 우리나라에는 3월 경남 양산에 하루 1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준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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