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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추대에 실패한 전경련이 한달 내에 새 회장으로 누굴 추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건호 부회장은 이날 총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장을 하고 싶어하는 분이 여럿 있다”고 밝혀 향후 회장직을 놓고 그룹 회장들간에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준용 대림 회장은 신상발언에서 “내일모레가 환갑인 모 회장을 추천했다”고 소개해 누굴 추천했는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회장에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회장으로는 우선 조석래 효성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조 회장은 최근 들어 공식적인 의사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전경련 회장에 강한 의욕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호 부회장도 “조석래 회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분”이라고 말해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재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주자는 이준용 대림 회장이 추천한 50대 회장. 연령대만을 감안하면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등이 꼽힌다. 이들 가운데 이 회장이 누구를 추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중 한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세 회장 가운데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3년 만에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나와 “전경련에 노조를 만들겠다”며 우회적으로 전경련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0대는 아니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다. 박 회장은 삼성그룹이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추대과정에서 알 수 있듯 전경련 회장은 회장단 21명이 모두 만장일치, 즉 한 사람의 반대도 없어야 하는 방식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한달 내에 회장을 추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대그룹 회장들이 회장직을 고사하는 상황에서는 ‘도토리 키재기’ 격인 중하위 그룹 회장들의 견제가 너무 심해 선뜻 한 사람으로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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