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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소비자는 왜 루이비통에 열광할까

■ 루이비통의 법칙(나가사와 신야 지음 ·행간 펴냄)


루이비통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에서 부유층 승객들이 루이비통 트렁크를 껴안고서 물 위에 떠있을 수 있었다는 얘기는 전설이 됐다. 그런가 하면 루이비통의 아티스트 디렉터 마크 제이콥스가 일본의 현대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를 영입해 전통적인 흑백톤의 모노그램을 대신해 33가지 색의 현란한 디자인 멀티그램을 탄생시킨 것은 혁명적이었고, 화제가 됐다. '루이비통'의 이름은 쉴 새 없이 화제거리가 되고 그 제품은 선망이 대상이 된다. 저자는 소비자들이 루이비통에 열광하는 이유를 제품, 가격, 유통, 판촉, 브랜드 등으로 살폈다. 루이비통은 생산이 아닌 '생산 중단'으로도 구매욕을 자극한다. 모노그램 미니의 '까뮤' '마리' '줄리엣' 등은 독창적인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지만 생산이 중단됐다. 인기와 실력이 있을 때 은퇴하는 연예인과도 같은 전략이다. 팬들(구매자)이 절판 상품 이상으로 좋아하게 될 신제품 출시를 기다리도록 연출하는 것이다. 루이비통은 이름 없는 상품도 만들지 않는다. 원통형 본체와 쫑긋한 손잡이가 나비를 닮은 '파피용'이나 여객선의 증기를 의미하는 '스팀'은 유명하다. '키폴'(Keep All), '라킷'(Lock It) 등 제품 시리얼 대신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주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애착이 전제돼야 한다. 저자는 명품 브랜드지만 루이비통과 에르메스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것에 주목한다. 루이비통은 제품 개발에 대한 의사 결정에는 장인, 즉 마크 제이콥스를 비롯한 브랜드 디렉터와 루이비통 가문의 의사가 우선시 된다. 이들은 그러나 경영에 관한 한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수완이나 하타 교지로식 직영방식에 관여하지 않는다. 반면 에르메스는 가족사업 중심의 메종(maison) 브랜드로 분류되는데 '에르메스는 브랜드가 아니다'는 역설적인 표현을 내세울 정도로 장인정신 만을 강조한다. 마케팅은 시행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책은 판매ㆍ유통자에게는 브랜드 구축의 힌트를, 소비자에게는 '럭셔리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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