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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현장서 대중과 호흡하며 수행"

지리산 실상사 도법스님<br>'움직이는 선원' 운동 시작


"금강경(金剛經)의 눈으로 1,600년 역사의 한국 불교를 진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사회참여운동의 한 방편입니다." 지리산 실상사 도법 스님(60ㆍ사진)이 정법 불교 모색을 위한 새로운 수행 방식인 '움직이는 선원' 운동을 시작한다. 움직이는 선원이란 전통적인 은둔형 선(禪) 수행 방식을 탈피해 걸으면서 역사적 현장에서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수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우선 도법스님은 황폐화되고 있는 지리산을 보호하기 위해 동안거(음력 10월) 무렵에 10~20여명의 스님과 함께 100여일간 지리산 800리 길을 침묵으로 걷는 수행을 할 예정이다. 그는 "지리산은 민족의 성스러운 산인데 일부 지자체에서 동네 물건 쓰듯 취급해 훼손이 심각하다"며 "지리산권에 있는 불교계가 먼저 나서서 지리산을 성지로 지키고 가꿔나가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와 민족의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데 필요한 종합적인 구성 없이 지리산을 둘러싼 지자체들이 케이블카를 세우고 댐 공사를 하는 등 마구잡이식으로 개발이 진행돼 지리산이 총체적인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통 선 수행의 형식에 갇혀 실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시작된 '움직이는 선원'은 불교계의 화합을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그는 "조계종은 금강경 사상을 따르고 있는데 과연 종단이 금강경 정신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조계종 사찰의 활동이 금강경 정신에 충실한지 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초기 불교와 대승불교, 그리고 선불교가 하나의 불교로 관통되는 불교관을 확립하고 이론과 실천, 그리고 수행과 생활이 통일되는 수행론의 형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가 해석하는 금강경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 내 주변의 모든 사물을 내 몸과 같이 하라는 '동체대비(同體大悲)' 사상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내용을 중시한다는 '무주상(無住相)' 사상이다. 그가 새로운 수행을 제시하게 된 계기는 불교의 수행 방식이 지나치게 형식에 갇혀 있어 대중과 멀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무비ㆍ혜국ㆍ향봉스님이 도법스님과 뜻을 같이했다. 이들은 움직이는 선원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는 8월14일부터 18일까지 지리산 실상사에서 '금강경의 눈으로 오늘의 한국 불교를 점검하고 대안을 찾는다'는 주제를 놓고 토론과 법문을 준비했다. 그는 "불교 신도와 승려를 막론하고 100여명이 실상사에 모여 현 불교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라며 "불교에 대한 올바른 세계관을 세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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