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상식] 아플 때는 이미 늦다

잇몸 병은 마치 보슬비와 같다. 보슬비가 소리없이 살금살금 땅을 적시듯 잇몸 병은 특별한 자각증상 없이 야금야금 잇몸 건강을 무너뜨린다. 따라서 아프거나 이와 잇몸이 이상함을 느끼고 치과를 찾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고 보면 틀림없다.

잇몸 병은 세균감염에 의한 질병이다. 세균 외에도 영양결핍이나 흡연, 스트레스 당뇨병 등으로 건강이 나빠지거나 피임약ㆍ항우울제ㆍ고혈압 약물 같은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잇몸 병을 부를 수 있다.

만약 잇몸 병이 깊어진 상태라면 스케일링만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 잇몸을 째서 염증부위를 도려내어 세균이 자랄 공간을 없애야 한다. 이 때 레이저를 사용하면 수술로 인한 통증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복도 빠르다. 잇몸이 부었을 때 먹는 약은 일시적으로 덜 아프게 해줄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약만 믿고 있다가 완전히 망가져서 치과를 찾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건강한 치아는 분홍빛을 띤다. 그러나 간혹 색소가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져서 갈색이나 흑갈색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검은 반점이 입술이나 잇몸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땐 대부분 병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미관상 좋지는 않다.

잇몸 색이 변하는 것은 유전이나 호르몬작용, 흡연 등이 원인이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다. 과거에는 잇몸의 제 색깔을 찾아주기 위한 방법으로 잇몸을 얇게 벗겨내는 수술을 하거나 화학약품을 이용해 색소를 녹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선택적으로 색소를 없애고 있다. 레이저 색소성형은 FDA(미식품의약국)의 공인을 받았으며 안전한 시술이다. 통증이 거의 없으며 효과도 기대 이상이어서 관련 질환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