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김모(67)씨는 지난 10월 부동산중개업자로부터 양평에 소재하고 있는 땅을 팔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양평군에 거주했던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상 땅 찾기를 신청, 할아버지가 소유했던 양평군 소재 밭 774㎡를 찾는 행운을 잡았다.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에 사는 이모(58)씨는 지난 추석 때 먼 일가로부터 옛적에 증조부 땅이 인근에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관할 구청에 연락해 증조부 땅 9223㎡를 찾아내 어려운 집안 살림에 든든한 자산이 됐다. 최근 경제난으로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조상 땅 찾아주기’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재산관리 소홀이나 조상이 불의의 사고 등으로 사망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조상 또는 본인 명의의 땅을 지적(地籍) 정보를 이용해 찾아주는 것이다. 경기도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3,694명이 조상 땅 찾기를 신청, 1,195명이 1만1,326필지(943만8,000㎡)의 조상 땅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한 해 3,490명이 신청, 852명이 3,769필지(907만3,000㎡)를 찾은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경기도 안성에 살고 있는 K모(60)씨는 “최근 할아버지가 소유했던 고양시 덕양구 소재 도로 부지 175㎡를 찾았다”며 “너무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고 기뻐했다. 서울시에도 조상의 땅을 파악해달라는 사람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06년 777건이던 신청 건수는 2007년 1,131건, 2008년 1,154건(10월 말 기준)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인천시의 경우 올 11월 말 현재 470건에 646필지(212만7,078㎡)의 조상 땅을 찾아갔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1997년부터 조상 땅 찾아주기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하루 10여건씩의 주문이 이어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올 11월 말 현재 900필지 250만㎡의 조상 땅을 찾아주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혹시 자신이 모르는 조상 땅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며“땅값이 올라갈수록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조상 땅 찾아주기 사업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 현재 타 시ㆍ도 조상 땅 열람 청구시 6일 이상 걸리는 민원처리 기간을 3일로 단축하는 시행안을 국토해양부에 건의했다. 이 같은 조치가 받아들여지면 전국 광역시ㆍ도와 시ㆍ군ㆍ구에도 적용, 앞으로 민원처리 기간과 서류가 단축돼 조상 땅 찾기가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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