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해 1,000억~3,000억원의 퇴직연금 판매실적을 올린다는 목표 아래 영업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퇴직연금제도가 갓 도입된 탓에 주로 거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을 통해 영업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지만 올해부터는 판매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해 말 7,567억원을 기록했으나 오는 2010년에는 44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야 앞으로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분야를 미래성장엔진으로 선정한 후 전력투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3,000억원의 퇴직연금 판매실적을 올려 지난해(487억원)보다 6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설명회를 갖고 있다. 퇴직연금 컨설팅 전담 직원들이 일선 영업점의 기업금융전담역(RM)을 대상으로 영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또한 은행 연구소와 기업고객그룹은 중소기업의 퇴직금제도 전환에 따른 영향을 공동으로 검토한 후 경영 및 인사전략을 조언하는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편 프라이빗뱅크(PB) 그룹은 해당 기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인생 재무설계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며 입체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1,000억원가량의 판매실적을 목표로 거래 기업을 돌며 퇴직연금 설명회와 간담회를 열고 있다. 특히 기업별 맞춤형 설명회를 통해 퇴직연금 운영계획, 미래 기대 수익 등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이수용 하나은행 신탁부 팀장은 “사업장 규모가 50인 이상인 기업들의 경우 하나의 서비스로는 원하는 것을 충족해줄 수 없다”며 “기업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에 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요구사항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퇴직연금 영업인력도 속속 보강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전담인력은 지난해 초 5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6명으로 늘어났다. 또 외국계 기업을 전담하는 전문 마케팅 직원까지 다른 부서에서 영입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연초 증권사 등에서 기업 컨설팅을 담당했던 인력을 퇴직연금팀으로 배치했으며 퇴직연금팀 인력을 최근 6개월 사이에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신한은행 신탁부의 강경문 부부장은 “은행권은 근로자들에게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증권ㆍ보험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보다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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