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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피터팬’

달에서 오른쪽 두 번째 별을 따라가다 보면 나타나는 나라. 영원히 늙지 않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소년 피터 팬. 이들을 품은 `네버랜드` 이야기는 지난 100여년 간 꿈과 환상을 지닌 이들에게만 기억되는 특별한 세계의 한 이름처럼 인식돼 왔다. 1902년 J.M. 베리의 소설 `작은 하얀 새`(The Little White Bird)의 한 에피소드로 출발, 2년 뒤인 1904년 독립적인 아동극으로 분리됐으며 1911년 `피터팬과 웬디`라는 제목으로 재 탄생한 게 `피터팬`이 걸어온 길. 뮤지컬과 애니메이션 등으로 숱하게 반복됐지만 제대로 영화화된 적은 없었다는 게 이 이야기의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디즈니 만화처럼 `7세 버전`도 아니요 스필버그의 `후크`같이 `성인의 잃어버린 꿈`도 아닌 원작에 가장 충실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게 제작진의 바람. 이에 따라 영화에는 활발하지만 사랑에 무지하고 다소 건방진 피터, 피터를 좋아하지만 후크 선장의 남성미에도 압도당하는 웬디, 악랄하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외로움을 잘 타는 선장 후크 등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가 차례로 등장한다. 어른이 되는데 동경과 공포를 동시에 품은 웬디의 심리를 대변하기 위해 웬디 아버지 미스터 달링과 해적선 `졸리 로저`의 선장 후크 역을 동일한 배우에게 맡기기도 했다. 이 역시 100년 전부터 피터팬이 공연될 때마다 관철돼 온 전통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 또한 제레미 섬머(피터 팬 역), 레이첼 허드-우드(웬디 역) 등 아역 배우를 캐스팅, 원작 그대로인 `12세`눈높이를 맞추려 했다. 호주 퀸즈랜드에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세트를 세워 판타지 액션 영화에 걸맞은 화면을 창조하려 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 1,200개에 달하는 특수효과 장면들도 피터팬과 웬디가 달빛을 타고 날아올라 춤추는 장면이나 해적선이 런던의 시계탑을 휘감은 구름 속으로 날아가는 모습 등을 십분 재현해 낸다. 어린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와이어 연기도 칭찬할 만 하다. 하지만 영화는 `원작 재현`이라는 미명에 사로잡힌 까닭인지 다분히 성인 입장에서 본 `성장통`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 `12세 영화` 특유의 매력마저 감소시키고 있다. `피터 팬` 식의 판타지와 재기 어린 모험담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이 이야기의 방만한 시선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다. <김희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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