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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눈을 기다리며

새 달력의 첫 장은 멋들어진 설경이 대부분이다. 포근하게 쌓인 눈으로 한해의 첫 달을 꾸민 달력을 보노라면 새해에는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 웬만큼 나이를 먹으며 맞은 이번 새해도 그렇다. 그것은 희망인가 아니면 부끄러움인가. 지인(知人)이 지난해 첫눈은 언제 내렸냐고 묻길래 11월이라고 답했더니, 1월이 아니었냐고 되묻는다. 누구나 정초에는 새해를 축하하는 마음으로 서설(瑞雪)을 기다리게 돼 생긴 착각일 터이다. 그런 정초를 맞으니 한해 살림살이를 시작하느라 마냥 부산하다. 며칠 안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보면서 한해가 또 아쉽게 저무는구나 했는데 조용한 마음으로 요모조모 새 설계를 하기는커녕 어느새 바쁜 일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살기 바빠도 이때만큼은 세상일을 잠시 접어두고 새해 첫눈을 기다려보자. 지구온난화로 삼한사온의 리듬이 깨진 듯 유난히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한겨울은 춥디 춥고 눈도 수북이 내려야 제격이다. 자연이나 우리의 삶 모두 계절의 리듬에 순응하며 사는 게 정상이기 때문이다. 서설로 축복받을 새해를 맞이하는 데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 의식 속의 겨울잠(冬眠)에서 확실히 깨어나는 게 그 첫번째 준비가 아닐까. 지난 95년을 기점으로 소득 1만달러를 넘어선 지 9년째. 이제 새해에는 긴 동면에서 깨어나자.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더 이상 우왕좌왕하지 말고 `국민소득 2만달러`를 향한 진군 행진곡을 한목소리로 불러보자. 한강의 기적에서부터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하나됨을 이룩한 위대한 우리가 아닌가. 다행히 새해 경기전망이 그리 나쁘지 않다. 산업단지도 올해 1ㆍ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지난해 4ㆍ4분기보다 8포인트나 높은 113으로 나와 모처럼 경기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내수부진으로 발목을 잡혔던 중소기업들도 국내 및 세계 경기회복 전망에 맞춰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어 재도약의 한해가 되기를 기대할 만하다. `1월은 초봄이라 입춘, 우수의 절기로다. 산속 골짜기에는 얼음과 눈이 남아 있으나, 넓은 들과 벌판에는 경치가 변하기 시작하도다.` 새해 첫 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첫 대목이다. 봄을 싹 틔운다고 해서 맹춘(孟春)으로도 불리는 정월은 한해를 총괄하는 기운을 받는 달이기도 하다. 새봄을 싹 틔우고 아울러 올 한해 내내 복을 받는 원숭이해 정월 초다. 지난해의 다사다난했던 기억들은 마지막 달력과 함께 잊어버리고 새해의 새 희망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하자.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우리 국민 모두에게 상서로운 징조를 가져다줄 첫눈을 기다린다. <김동근<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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