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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5월 28일] KPGA의 '반쪽' 외국인 시드제

호주 출신 앤드루 추딘(36)이 지난 25일 끝난 한국프로골프 SBS코리안투어 레이크힐스오픈에서 우승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외국인 시드제를 도입한 2006년 이래 두번째 외국선수 챔피언이다. 미디어는 ‘코리안드림 이뤘다’ ‘웰컴, 추딘’ 등의 표현을 쓰며 보도했다. 그는 진짜 꿈을 이룬 것일까. 그는 환영 받고 있는 것일까. 2006년 역시 호주 선수인 마크 레시먼은 외국인 퀄리파잉(Q)스쿨을 거친 뒤 지산리조트오픈에서 우승했지만 이듬해 미국 PGA 2부투어로 옮겼다. 관계자에 따르면 23세였던 그는 몇 년 더 코리안드림에 도전하려 했으나 생각을 바꿨다.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 때문이다. KPGA 회원이 아닌 그들은 우승을 하고 상금랭킹을 높여도 총 20여개 대회 가운데 ‘SBS코리안투어’로 묶인 10개 대회 이외에는 출전하기 힘들다. KPGA가 시즌 전 시드우선순위를 분류하면서 외국인의 경우 성적이 좋더라도 ‘상금순위 60위 이내’가 아닌 ‘해외 선수’ 항목에 집어넣기 때문이다. ‘60위 이내’로 분류돼야 메이저급이나 아시안투어 공동주관 대회 등의 출전도 보장되지만 실제로 지난해 35위 데이비드 오, 49위 벤저민 버지 등은 올 시즌 ‘해외 선수’로 구분돼 전경기 출전권을 받지 못했다. 60위 이내는 내국인으로 채워야 한다는 회원들의 주장에 따른 결과다. KPGA는 외국인 Q스쿨 도입 취지를 “투어의 질적 향상을 위해…세계 5대 투어 합류의 명분을 쌓고…해외 홍보 극대화로 다국적 기업의 스폰서 유치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국인 응시자는 첫해 78명에서 100명으로 늘었다가 3년째인 올해 70명선으로 줄었다. 레시먼처럼 투어에 뛰어든 뒤 장벽을 실감하고 발길을 돌린 선수도 많다. ‘세계화’를 위해 도입했으나 오히려 ‘우물 안 투어’임을 드러내는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당장 갈 곳이 없는 이방인들의 임시 직장으로 머물 것인가, 실력 있는 해외 선수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세계 5대 투어로 발돋움할 것인가. 기왕 문을 열었다면 이제 투어의 주인인 KPGA가 멀리 바라보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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