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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과 화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나라가 혼란스럽다. 지난해 대선 당시 우리 사회에 휘몰아친 세대 혹은 집단 간의 갈등과 반목이 진정되기는 커녕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새만금간척사업 등 일련의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드러낸데다 노 대통령 주변 인물들의 비리의혹 마저 제기돼 가뜩이나 살기 힘든 국민들은 피로하기만 하다. 게다가 참여정부의 코드가 도대체 뭐길래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내편 네편으로 갈라 어느 한쪽으로 서도록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대다수 소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과도기적 현상`으로 치부해버린 채 언론에다 책임을 돌리고 정제되지 않은 말과 화난 모습을 수시로 국민들에게 보여 실망스럽다.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오히려 화가 나는 쪽은 국민인데도 말이다. 노 대통령이 화를 참지 못하고 흥분하는 장면을 보면서 역대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탈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본다는 점에서 일견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쯤 되면 막하자는 거지요`라든가 `새까맣게 신문에 발라서` 등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쉽게 흥분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보기에 안쓰럽다. 물론 대통령이라고 해서 화를 반드시 참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겉으로는 애써 태연한 척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화를 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쉽게 흥분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와 함께 세계 불교계의 큰 스님으로 추앙 받고 있는 틱 낫한 스님은 그 어느 것도 화를 푸는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화는 우리 몸의 장기처럼 우리의 일부이므로 억지로 참거나 제거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화를 울고 있는 아기라고 생각하고 보듬고 달래라는 것이다. 틱 낫한 스님은 화가 났을 때는 남을 탓하거나 스스로 자책하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충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극에도 감정의 동요를 받지말고 늘 평상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 너무 한다고 섭섭해 할 필요도 없고 화 낼 필요도 없다.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면 되고 또 해명이 부족해 의혹을 더 키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될 수 있도록 깔끔하게 설명하면 그 뿐이다. 화가 날 때는 남을 탓하지 말고 조용히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먼저 내 마음을 바꾸면 세상도 바뀐다. <박민수(산업부 차장) mins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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