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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발행액도 줄었다

투자·소비에 쓰일 돈 韓銀으로 되돌아와…연간 화폐발행액 4년만에 마이너스 기록

돈을 풀어도 쓰지 않아 결국 화폐발행이 감소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민간의 소비위축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돈의 수요가 감소해 신규 화폐발행도 줄어들고 있는 것. 9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박영선 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화폐발행 잔액은 23조161억원. 지난 2003년 말의 24조4,909억원보다 1조4,748억원 줄었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돈의 공급량인 화폐발행 잔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한은이 은행을 통해 공급한 돈을 기업과 민간이 투자나 소비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비나 내수에 쓰일 돈이 저축을 통해 은행을 거쳐 다시 한은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뜻이다. 화폐발행 잔액은 2001년 말 22조3,360억원, 2002년 말 24조1,741억원 등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폭은 2002년 1조8,381억원에서 2003년 3,168억원으로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올들어서는 체감경기가 더 악화하면서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화폐발행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기침체로 한은이 2002년부터 돈의 공급을 크게 늘렸지만 시중의 쓰임새가 급격하게 줄어들다 급기야 마이너스 상태까지 온 것. 정상적인 경제흐름이라면 화폐발행액은 순증하는 게 통례. 경기가 침체되면 화폐수요가 줄어 중앙은행이 돈을 공급해도 다시 환수되는 경향이 있지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74년부터 2003년까지 30년 동안 연간 화폐발행액이 줄어든 것은 2000년이 유일하다. 당시는 외환위기의 불길을 겨우 잡은 후 불황으로 들어가던 초입기. 국민의 정부 최대의 경제실책이라는 카드수요 확대정책과 부동산 부양책이 나올 만큼 어려운 시기를 반영해 화폐발행이 줄어들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화폐발행 잔액은 연중 내내 변하는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도 전년 말보다 줄었지만 연말에는 늘어났다”며 “올해 전체 화폐발행 잔액 추세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 연말까지 가봐야 확인할 수 있겠지만 최근의 투자부진, 소비심리 냉각을 감안할 때 화폐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연간 화폐발행까지 감소할 경우 우리 경제는 더욱 어두운 터널을 체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화폐발행 감소에 대한 대안은 투자와 소비 활성화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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