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의자를 생산하는 바이오헬스월드는 쿠웨이트 시장을 노린다. 쿠웨이트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값비싼 안마기를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소비층이 있고 연중 절반이 섭씨 40도가 넘는 탓에 대부분의 국민이 운동부족에 시달려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최근 중동의 소비자제품 시장에서 여성의 주도권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바이오헬스월드는 경제위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11월 KOTRA의 도움을 받아 쿠웨이트 현지에서 상담을 벌였다. 바이어들이 아침부터 줄을 이었다. 대박이었다. 트렌드를 읽고 아이디어로 승부해 얻은 성과였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3중(중동ㆍ중남미ㆍ중국) 시장 공략 ▦틈새시장 공략 ▦아이디어 상품 개발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시기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 수출은 대기업과 같이 대량규모 물량을 전개하는 형태가 아니라 이 같은 아이디어와 틈새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비주력 시장으로 분류되던 곳들이 경제위기 이후 주력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 2월 전년 같은 달 대비 수출증가율을 기록한 중국(+3%), 중동(+7%), 중남미(+22%) 등 3중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내수 시장, 중남미의 자원 및 플랜트 시장, 중동의 자동차 및 가전 등 소비재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경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3중 시장과 함께 한국산 화장품, 노래방 기기, 의료기기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연간 7,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히스패닉 시장과 함께 아직 남들이 개척하지 않은 8억 인구의 아랍 여성 시장은 중소기업이 도전해야 할 큰 무대"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상품도 꾸준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이달 3일부터 8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 박람회 세빗(Cebit)에서도 절전형 콘센트를 출품한 웰바스와 잉카솔루션, 위치추적용 단말기를 출품한 큐맨, 초박막 가전 케이블을 출품한 브로콜리 등이 현장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는 데 따른 틈새시장을 목표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상품을 개발할 경우 회사 규모에 관계없이 해외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이밖에 앞다퉈 경기부양에 나서는 각국의 정부 조달시장도 중소기업들이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해외 정부 조달사업의 경우 시장 참여자격이 까다로워 중소기업들이 미리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관이나 단체의 도움을 받거나 경험 많은 현지 업체를 통한 간접 참여도 가능한 만큼 정보 수집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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