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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산업, 관광이 승부수다] 갯벌… 탈춤… 나비… 세계를 유혹하다

<중> 변화하는 지자체들<br>보령 머드축제등 기존자원 활용 관광상품 특화<br>"맞춤형 관광 제공등 질적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지난해 7월 217만여명의 관광객이 제10회 보령머드축제를 즐기러 충남 보령을 찾았다. 행사 후 평가에서 집계한 지역경제파급효과는 529억여원. 1회 행사 때 추산된 3억5,000만원의 150배 이상에 달했다. 축제의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매년 커가는 축제를 통해 보령시는 ‘보령 머드’의 브랜드 가치를 대외적으로 알렸고 ㈜태평양과의 기술제휴로 머드 제품 관리ㆍ판매를 시작, 현재 보령머드의 국내외 판매지점이 1,000여개로 늘어나는 성과를 이뤘다. 보령 머드 제품 판매로 보령시는 300억원 이상의 지역경제가치 상승효과도 누리게 됐다. 보령머드축제와 함께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올해의 대표축제로 뽑힌 안동 국제 탈춤페스티벌 역시 축제를 통해 안동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전세계적으로 알렸으며 부가가치 상품 판매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탄탄한 축제 프로그램과 적극적인 주민 참여에 힘입어 축제 방문객은 해마다 10% 증가, 지난 2007년에는 89만여명의 관광객이 축제기간 동안 안동시를 찾았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광기념품ㆍ향토음식ㆍ농특산품 판매가 활발해졌고 축제로 인한 직접경비 지출 및 고용 효과로 인한 기여는 물론 직ㆍ간접적인 생산유발효과, 소득유발효과, 고용유발효과 등을 합치면 439억원(2007 안동지역사회개발연구소)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안동시의 한 관계자는 “축제운영에 따른 단순 경제적 파급 효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6년 연속 문화관광부 지정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면서 언론매체를 통해 안동이 전세계에 홍보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며 “축제를 통해 ‘안동’이라는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96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 축제 수는 10여년 만에 1,300여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지방 축제 중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나 보령머드축제처럼 독창적인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지역의 관광 매력도를 높인 사례는 극소수다. 관광자원 개발을 담당하는 지자체들의 전문성과 경험 부족에도 불구, 관광사업이 세수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는 대신 손쉽고 비용이 덜 드는 축제 이벤트 쪽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 준비가 부족하다 보니 대부분 다른 지자체들과 차별화되지 않은 관광사업을 진행하거나 관광지나 시설 조성시 테마 설정에서부터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지자체별로 스스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지역 내 경험 있는 전문가 그룹이 전무했던 것도 문제다. 심원섭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향토성 이상의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광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는 성과주의가 앞선 것이 문제”라며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홍보하고 그 이후에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식 없이는 성공적인 관광사업이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손꼽히는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 농촌 어디에나 있는 나비를 활용해 청정 무공해 농촌의 이미지를 선점, 지역 특산물에 청정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을 수 있었다. ‘청정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획득한 것만으로도 함평군과 군민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가가치를 얻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심 연구원은 “함평군의 사례처럼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하드웨어를 늘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기존의 자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높이면 부가가치는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 관광이나 종가ㆍ고택 체험 등도 기존의 관광자원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관광 학계에서는 이제 한국 관광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대규모 관광단지를 개발, 최대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대량 관광을 지향하는 올드 투어리즘(old tourism)이었다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뉴 투어리즘(new tourism)’은 소수의 관광객이라도 맞춤형 관광을 제공하고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데 역점을 둔다. 심 연구원은 최초의 슬로시티(slow city)인 이탈리아 오르비에토를 예로 들며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인구 2만3,000명이 고유의 문화를 지키고 사는 것만으로도 전세계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관광자원이 됐다”며 “우리 지자체들도 대규모 관광단지를 세우려고 민자유치에 목숨을 걸기보다는 농촌의 가치를 특화시켜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중 한국관광공사 투자개발기획팀장은 “몇 년 전부터 관광이 생명기술(BT) 등과 함께 21세기 신성장 동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사실상 관광산업은 아직까지도 사치산업으로 분류돼 제대로 된 성장동력을 얻지 못했다”며 “새 정부에서는 대량 관광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면서 자원과 산업의 지속성을 누릴 수 있는 다양성의 관광 ‘네오투어리즘(neo-tourism)’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또 “지자체들도 국내뿐만 아니라 외래 관광객들의 관광성향을 파악, 그에 맞는 맞춤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작업과 함께 지자체 차원에서 숙박시설을 유치하는 등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하드웨어 작업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 전남 신안 증도 갯벌휴양타운 성공사례 보면…
농지전용부담금 한푼 안받고 인프라 시설 적극 지원
민관협력으로 100% 분양 실적
국내 최초로 농지전용부담금을 전액 면제받은 관광단지 개발사업. 한반도의 무수한 섬(제주도 제외) 가운데 처음이자 유일하게 민관의 투자로 건설된 '갯벌생태공원'. 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지원이 이뤄져 분양률 100%를 기록한 리조트 개발사업. 이는 모두 지난해 9월 완공된 전남 신안군 증도면 갯벌휴양타운과 엘도라도 리조트 개발사업과 관련된 기록들이다. 남해안관광벨트 개발사업의 일환인 증도면 갯벌휴양타운 개발계획은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유치 지원에 나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관광개발 사례다. 증도면 갯벌휴양타운 개발사업은 공공 부문 총 투자금액이 142억원, 민자(㈜한백R&C) 422억원 규모로 7만6,817㎡(2만3,000평)에 해당하는 농지를 관광ㆍ레저ㆍ휴양시설로 전환한 대단위 민관 협력 사업이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농지 용도를 전환하면서 농지전용부담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본유치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데 앞장선 것은 관이었다. 영농조건이 미비한 농지를 중심으로 관광지 및 공공시설을 유치하자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남도청과 문화관광부가 함께 추진한 '남해안관광벨트'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갯벌휴양타운 조성을 위해 농지 전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신안군청과 전남도청이 한목소리를 냈다. 때마침 농림부에서 농지 용도 규제완화계획을 발표, 일부 한계농지의 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신안군청이 나서 농어촌정비법에 의한 한계농지정비사업에 근거, 증도 일대를 한계농지개발지구로 지정하는 승인을 받아 농지전용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농지의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농지전용부담금을 지불해야 했다. 이를 지불했다면 3.3㎡당 약 3만5,000원으로 인허가단계까지 책정됐던 예산 12억원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약 6억7,000만원이 더 소요됐을 것이다. 강원도 펜션단지 등 일부 지자체에서 농지전용부담금을 면제받도록 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증도 개발사업처럼 대단위 규모의 관광단지가 세제 혜택을 받고 조성된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 완도ㆍ고흥ㆍ여수ㆍ무안ㆍ진도 등 남해안 일대 지역 지자체가 모두 참여한 남해안관광벨트 중에서도 신안군이 추진한 갯벌휴양타운은 최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엘도라도 리조트의 경우 군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100% 분양률을 자랑했으며 이용객 급증으로 오는 4~5월 객실규모를 200실로 늘려 운영할 예정이다. 민관 협력 사업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큰 매력 포인트가 됐고 관이 직접적인 행정지원을 하면서 업무처리도 간소화돼 사업추진이 용이했다. 신안군청은 투자자의 부지매입절차 간소화를 위해 사전에 사유지 전체를 매입한 후 군유지로 전환, 민간투자자에게 매각했으며 투자지원 전담기구(투자유치단)를 설치하고 토지매입과 각종 인허가를 대행처리했다. 또 사업설명회가 열릴 때마다 군수와 군의원이 직접 참여하는 열의까지 보였다. 이밖에도 남해안관광벨트사업의 일환으로 연계 진입도로, 전기 지중화(地中化) 등 인프라 시설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남도청과 신안군청은 리조트 개발로 국내외 외지 자본에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점, 전남 지역 일대 관광수요 증대 효과 등을 감안, 주변 경관 및 기반시설 조성 등에 공공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2010년에는 신안군 지도읍 사옥도와 증도면 간 바닷길 900m를 잇는 연도교(증도대교)가 완공될 예정이며 한백R&C 측은 다리 완공으로 4배 이상의 관광수요 증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도 갯벌휴양타운 사업 추진으로 지난 2005년 연 이용객 2만~3만명을 기록하던 증도 우전해수욕장은 타운 개발 후 8만~10만명으로 이용객이 급증했다. 타운 내 일자리는 전남도민을 우선적으로 고용, 150~170명의 직접적인 고용효과를 냈다. 이밖에 전남도청이 주최하는 갯벌올림픽축제를 매년 증도에서 유치, 행사기간 1주일 동안 무려 3만명이 타운을 방문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정수 신안군청 경제투자사업단 투자기획계 계장은 "최근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매년 휴경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농지 사용 실적이 미비한 토지를 중심으로 관광단지를 개발하는 등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자본유치가 절실한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유치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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