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오늘의 경제소사/3월31일] 엘리너


프랑스와 영국의 왕비. 전쟁터를 누빈 여걸이자 중세의 섹스 심벌. 사자왕 리처드의 어머니. 백년전쟁의 씨앗…. 모두 이 사람 얘기다. 엘리너(Eleanor). 1122년 3월31일 태어난 그는 프랑스 국왕보다 강대했다는 아키텐 지역 영주의 장녀로 ‘출생이라는 심지’를 뽑았다. 말괄량이였지만 궁정연애시를 도입한 가문의 유전인자를 받았는지 시와 음악에 심취해 성장기를 보냈다. 첫번째 결혼은 정략결혼. 부친 사후 열다섯살 엘리너의 후견인을 맡았던 프랑스 루이 6세는 아키텐이 탐나 아예 며느리로 들였다. 열여섯살짜리 신랑은 곧 루이 7세로 왕위에 올랐다. 종교에 심취했던 루이 7세와 활달한 엘리너는 성격 차이에도 8년간 딸 둘을 낳으며 애정을 유지했지만 십자군 원정에서 관계가 깨졌다. 루이 7세의 우유부단과 엘리너의 염문으로 사이가 틀어진 부부는 원정이 실패로 돌아간 뒤 결혼생활을 끝냈다. 아키텐에 돌아온 29살의 이혼녀는 11살 연하의 남자에게 빠졌다. 상대는 영국 왕자 헨리. 왕위에 오른 새 남편이 정복을 위해 궁을 비울 때면 엘리너는 영국을 사실상 다스렸다. 5남3녀를 둘 만큼 좋았던 사이는 남편의 바람기로 틀어졌다. 아들들을 내세워 외도하는 남편에게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 15년간 감옥에 갇혔다. 남편이 죽고 나서야 풀려난 67세의 할머니는 아들 리처드가 십자군 전쟁에서 포로로 잡히자 재화를 긁어 모아 몸값을 주고 빼왔다. ‘로빈훗의 모험’에 나오는 사자왕 리처드와 동생 존왕이 그의 아들들이다. 사랑과 배신, 전쟁 속에 82년을 살았던 엘리너 사후, 애증의 개인사는 영토분쟁사로 이어졌다. 엘리너의 영지 아키텐 등 프랑스 내 영국 땅의 권리를 둘러싼 분쟁이 116년간의 싸움, 백년전쟁의 시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