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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담백한 붓질엔 옛선비의 절개은은

옛 선비들은 절개를 매우 중요시했다. 사대부라는 계층이 원래 봉건사회에서는 권력의 중심 세력이 될 수 밖에 없었기에, 권력의 앞과 뒤에서 한번쯤 서성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었다. 그러나 부침이 심한 권력의 세계에서 상처받는 선비는 언제나 있기 마련. 해서 옛 사대부들이 엮어내는 문화에는 단 것 보다 쓴 것이 많았고, 화려함의 뒤에는 은인자중의 무게중심이 항상 서 있었다.사군자(四君子)라고 하여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즐겨 그렸던 풍속이 우리 문화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간송미술관에서 마련한 「사군자특별전」을 찾아가보면 옛 선비들의 기상과 정서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글씨 쓰던 필묵을 빌어 수묵의 세계를 연출했던 그들의 붓질을 따라가다 보면, 세파에서 훌쩍 뛰어 일어나 먼 곳으로 향하는 마음과 자연과의 합일을 꿈꾸며 일탈을 꿈꾸었던 선비들의 깊은 속내를 읽어낼 수 있다. 간송미술관은 조선 사군자 그림을 매우 다채롭게 소장하고 있다. 조선의 묵죽 일인자로 손꼽히고 있는 탄은(灘隱) 이정(李霆·1554~1626)으로부터 매와 잘 그리던 설곡(雪谷) 어몽룡(魚夢龍·1566~?)과 창강(滄江) 조속(趙涑·1595~1668)을 비롯해 진경시대의 수운(岫雲) 유덕장(柳德章·1675~1756),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1707~1764),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1713~1791), 단원(壇園) 김홍도(金弘道·1745~1806) 등이 있다. 여기에 북학시대의 자하(紫霞) 신위(申緯·1769~1845),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 흥성대원군 이하응(李昰應·1820~1898), 운미(芸楣) 민영익(閔泳翊·1860~1914) 등이 더해진다. 이번 전시에선 탄은으로부터 현재 생존한 노대가인 옥봉(玉峯) 단안(斷岸) 스님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400여년간 이어온 시대의 수작들이 선보인다. 전영우 한국민족미술연구소장은 『매난국죽(梅蘭菊竹) 네가지 식물은 모두 추위를 견디며 꽃을 피우거나 푸르름을 잃지 않는 기개를 자랑하는데, 꽃향기도 맑고 그윽하여 군자의 기상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간송미술관의 이번 특별전은 사군자 그림을 통해 지금 보아도 살아움직이는듯한 옛 선비들의 세상살이와 세상읽기와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지난 14일 시작한 「사군자특별전」은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02)762~0442. 이용웅기자YYONG@SED.CO.KR 이용웅기자YYONG@SED.CO.KR 입력시간 2000/05/16 17:2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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