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ㆍ기관 매도세 언제까지…
입력2003-08-20 00:00:00
수정
2003.08.20 00:00:00
이재용 기자
`주인은 온데 간 데 없고 손님들만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연일 대규모로 한국 주식을 거둬들이고 있는 반해 개인과 기관은 오히려 내다팔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이 주식시장으로 복귀해 시장을 받치지 않는 한 외국인에 의한 상승장세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이 이틀째 대규모 매수세를 보였지만 개인과 기관의 매물에 막혀 전일보다 2.93포인트 떨어진 737.20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2,592억원 어치를 사들였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990억원, 1,870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의 외면 속에 외국인만의 힘으로는 지수를 추가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달 들어서도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에서 1조1,0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900억원, 4,60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엇박자 매매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인과 기관의 외면 속에 외국인들이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들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주식을 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가가 더 오르고 나서 개인과 기관이 뒤늦게 증시로 몰려들면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주며 고점에서 상투를 잡는 과거의 행태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은 경기회복 염두에 두고 추세적 주식매집=외국인들은 최근 국내 증시는 물론 타이완ㆍ일본 등 아시아 증시에서 활발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이머징마켓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선진국 정보기술(IT) 부분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수혜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제적인 금리상승(채권값 하락), 아시아 통화강세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훈 JP모건증권 상무는 “지난 3월 이후 한국 증시가 많이 상승했지만 외국인들은 아직 타이완이나 일본보다 상승률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해 한국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또 “한국투자자들이 너무 주식을 사지 않아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을 외국인들로부터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지수대에서 개인 증시복귀 어려울 듯=국내 개인과 기관의 주식매매는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고유자산보다는 신탁자산에 주로 의존하는 기관 입장에서 개인의 자금이 들어와야만 주식을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동성 보강을 위해서는 먼저 개인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게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현 지수대에서는 개인들이 주식을 매수할 메리트를 크게 느끼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개인들은 종합주가지수 500선대 후반에서 주식을 집중적으로 팔기 시작했으며 평균 매도 지수대는 650선 정도로 추정되는데 현 지수는 730선대로 이보다 훨씬 높아 현 수준에서 주식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개인들은 체감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주가가 올라야 얼마나 오를까 하는 회의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주 외에 살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는 점도 개인들의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개인들의 증시복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경제지표 및 자금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자금 증시유입의 방아쇠 역할을 할 주요 변수로는 경기선행지수의 2개월 연속 상승이나 소비자동향지수(CSI)의 강한 회복 전환 등이 있다”며 “또 최근 판매되는 뉴켈스(New KELSㆍ주가연계증권)의 청약 호응도도 개인의 증시에 대한 관심을 측정하는 유용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