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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8월 26일] 축제는 지역민의 힘으로

불가사리를 삶아먹는 듯한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문턱에 섰다. 가을 하면 관광의 계절이요, 지역축제의 계절이다. 이맘때면 저마다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특산물을 내걸고 수백개의 축제들이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기실 우리나라의 지역 축제 수는 수천개에 이른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몇 십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이른바 축제전쟁(?)인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이면을 살펴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홍보를 위해 특급 연예인 초청공연이나 TV 특집방송을 유치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왕복버스에 기념품에 숙소까지 무료 제공한다. 이처럼 무작정 퍼주기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내실 있는 행사를 준비를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이 다른 곳에 쓰이다 보니 부실하고 그러다 보니 매년 적자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는 모험을 걸었다. ‘2008 명량대첩 축제’를 준비하면서 일체의 판박이 행사를 모두 없앴다. 대신 우리 전남도민의 힘으로 축제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는 명량대첩에서 이 지역의 이름 없는 민초들이 의병으로 출전하고 군수물자를 제공해 승리했던 의미를 기리기 위해서다. 해남ㆍ진도군 등 21개 읍면의 주민들로 구성된 21가지의 마당놀이는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ㆍ문화자산을 마당극화해 공연을 준비했고 흔한 야시장 대신 21개 읍면의 주민들이 손수 나서서 지역의 질 좋은 향토음식을 내놓기로 했다. 또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식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어선을 이용해 13척 대 133척의 명량해전 재연극이 펼쳐진다. 진도 씻김굿, 해남 강강술래 등도 모두 지역주민의 힘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처럼 야심차게 지역주민의 힘으로 이번 축제를 준비했다. 명량대첩축제는 1~2년 안에 승부하는 축제가 아니다. 적어도 5년, 10년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축제다. 그만큼 주민의 힘으로 내실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모험을 시작했다. 오는 2008년 10월11일 전국의 많은 분들이 전남 해남ㆍ진도의 울돌목으로 오셔서 우는 바닷소리도 듣고 명량대첩 재연 현장에서 만가깃발도 들고 강강술래도 같이 하면서 마음껏 축제를 즐기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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