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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리스크 관리 현장은 지금…

달러 유입때마다 당국 감시망 가동<br>외국은행 국내지점 집중체크 대상<br>"외화차입 목적 뭐냐" 전방위 압박<br>신용평가사도 외채증가 예의주시


A외국은행 서울지점은 최근 재정거래 차원에서 달러를 들여왔다가 담당자가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한국은행(BOK), 금융감독원, 재정경제부 등 금융감독 당국에서 즉시 전화를 걸어와 ‘외화차입 목적은 무엇이냐, 어떻게 사용할 계획이냐’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단기외화차입이 유동성 확대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한 외환ㆍ금융감독 당국의 시장 감시가 한층 강화된 요즘 이런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외화를 들여올 때마다 비슷한 고초를 겪고 있는 C외국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는 “BOK 등이 이렇게 무서운 곳인지 몰랐다”며 “외화차입을 하는 순간 금융ㆍ외환 당국이 전방위로 압박(?)을 가해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BOK’ 눈치 보는 기업과 외은지점=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외화차입을 잡아야 환율과 유동성이 잡힌다. 청와대에서 매일 체크하고 있다”며 현상황을 전했다. 감독당국은 매일 외화 유입 현황 등 시장동향을 파악하면서 사소한 것에도 감시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집중체크 대상이다. 이유에 상관없이 외화를 반입하는 외국은행은 감독당국으로부터 신문(?)을 당한다. 강력한 구두 경고인 셈이다. S외국은행 지점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감독당국 때문에 뭘 하고 싶어도 못한다. BOK 눈치 보느라 정신이 없다는 볼멘소리들이 많다”고 전했다. 선물환 매도로 외화유입 촉진 주범으로 지목되는 조선업체 등 수출기업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혹시 감독당국의 경계망에 걸려들까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재경부는 산업자원부와 별도 미팅을 갖고 우회적으로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올해도 조선업체뿐 아니라 플랜트 수출 호조로 건설업체들도 달러를 대거 갖게 됐다”며 “선물환 매도로 환 헤지를 하고 싶은 데 재경부ㆍBOK 등의 눈치를 보느라 주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들 기업이 2ㆍ4분기에 대거 선물환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평사도 단기외채 주시=국제 신용평가사들도 급증하는 외화차입과 이에 따른 유동성 확대 등이 한국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 신용평가사의 1순위 질문은 북한이 아닌 단기가 대부분인 외화 차입”이라며 “외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 향상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의 압박이 일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선 수주 호황이 지속되고 있고 플랜트 수출도 올 1~5월 15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2% 증가한 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가 지난 1~3월 131억달러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선물환 매도가 더 늘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의 외화 차입도 패턴이 변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감독당국 눈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외화 차입을 예전보다 크게 줄였다. 반면 외국은행 국내 지점은 감시망 속에서도 꾸준히 달러를 들여오고 있는 상태다. 또 과거에는 달러 유입의 주된 목적이 선물환 매수였던 반면 최근에는 재정거래(외국과 한국의 금리차를 이용한 거래)라는 게 감독당국의 분석이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고민 역시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재정거래는 은행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영업이어서 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 없다”며 “제도를 고치지 않는 한 지금처럼 구두 경고밖에 할 수 없어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가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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