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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 17일]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연말 탓에 지인들과 밖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많이 늘어났다. 얼마 전 배추 및 채소파동을 겪은 탓일까. 메뉴판을 들쳐보니 가격이 소리 소문 없이 많이 오른 것 같다. 예전 같으면 5,000원 일색이던 식사값이 최근에는 웬만한 품목은 1만원대 가격이고 5,000원대의 가격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흔히 즐겨먹는 김치찌개, 된장찌개들이 6,000원 이상이다. 이쯤 되면 매일같이 외식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부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스비나 전기세 등의 공공요금 인상에 채소가격을 비롯한 식재료비가 인상됐으니 소비자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인상에 동의는 하지만 서운한 감은 지울 수 없다. 감성 소비에만 호소할수 없어 가격인상으로 서비스라도 달라진다면 서운한 감정은 희석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종업원을 불러 1만원하는 고등어구이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받는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리키며 '이거요' 라고 서투른 말솜씨로 간단하게 주문받는 것을 보니 중국교포이거나 외국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친절보다는 말귀 알아듣기에 급급하고 종업원을 불러도 고객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우니 다른 일을 하는 척하며 딴전을 피우기 마련이다. 이런 현실을 접할 때 아무리 좋은 메뉴와 시설분위기를 제공해도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대변인격인 식당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에는 요원한 실정이다. 생활밀접 업종인 음식점은 전국평균 인구 114명당 1개꼴이며 호프집ㆍ간이주점ㆍ제과점ㆍ체인화음식점을 포함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이 많은 이유는 수요층이 넓다는 판단과 함께 소규모 자본으로도 가게를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L마트의 저가형 통큰치킨 공급으로 인근지역의 소규모 치킨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진출, 대기업의 음식업 진출, 프랜차이즈 기업들 때문에 상품력ㆍ가격ㆍ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도 대형마트와 대형자본이 착한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면 소상공인들의 안전지대는 사라지고 만다. 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에 대해 소상공인들은 사회적인 책임이나 상생을 요구하면서 언제까지나 감성소비에 호소할 수만은 없다.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고객들은 외국여행을 자주하고 고급호텔 레스토랑, 서비스가 좋은 대형업체들의 수준 높은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다양하다.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선호하는 합리적인 소비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가 높다. 가격이 비싸면 이에 따른 적합한 서비스가 병행돼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소형점포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소형점포의 체질에 맞게 서비스를 개선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 중 가장 많은 것이 인력수급이다. 일자리는 많지만 사회적 편견이나 소상공업의 열악한 환경과 구조적 문제로 필요한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음식업의 경우 인력수급 불균형으로 해외교포들을 고용해 서비스가 후퇴된 감이 있다. 소상공인들이 서비스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수한 젊은 인력과 숙련된 종사원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숙련된 종사원을 양성하기 위해 주인은 종업원을 대상으로 실무 서비스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종업원 1~2명을 두는 소상공인들이 교육까지 시켜가면서 대형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무리다. 구직을 희망하는 주부들의 입장에서는 가사도 돌보고 일도 해야 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식당업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이 들기도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상공인의 경우 급여를 많이 주더라도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채용과정에서 많은 급여를 요구하는 사람을 고용해놓고 나면 일을 제대로 못한다든지 일을 할 만한 사람이면 조금 일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이직률과 구인에 따른 간접비용으로 소상공인들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청이나 소상공인진흥원에서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창업실패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창업교육과 컨설팅을 실시하고 창업자금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은 예비창업자나 경영개선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상공인정책이 빛을 발하려면, 구직희망자들의 저변확대와 더불어 양질의 서비스인력들을 양성하여 소상공인에게 공급해줄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창업자에 서비스교육 지원을 정부나 지차체는 시·군·구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센터 등을 활용하여 소상공업 관련 실무교육 위주로 접객교육과 지역정서에 적합한 서비스교육을 개발하여 일정 시간 이상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연계하여 구인구직 서비스까지 연계한다면 일자리창출에도 한몫하게 된다. 소상공인들도 종일근무자를 선호하기보다 시간제 파트타임의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 구직희망자들도 기본적인 접객교육을 받고 나면 관련 업소에서 일해 볼 용기도 생길뿐 아니라 차후 개인의 환경이 허락되면 준비된 창업을 시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간접경험을 통한 준비된 창업, 효율적인 인력활용, 수준 높은 서비스 추구 등이야 말로 소상공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최선의 길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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