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외교관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아기 우유가 자동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자동아기우유기(Automatic Baby Milk Maker)’를 발명했다. 주인공은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에서 근무하는 하정규(37) 서기관. “딸 아이가 배가 고파 우유를 달라고 보챌 때 좀더 빨리 우유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 자동아기우유기를 만들게 됐다.” 그는 지금은 15개월이 된 딸 지현이가 한창 우유를 먹을 때 조금이라도 빨리 우유를 주고 싶은 ‘부성애(父性愛)’가 발명의 계기가 됐다고 소개한다. “늦게 장가를 가서 지난해 9월에야 딸을 얻게 됐다. 그런데 밤 늦게 우유를 달라고 보채는 딸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빨리 우유를 타줄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제품개발까지 하게 됐다.” 작은 커피메이커와 비슷한 모양의 이 제품은 일정한 양의 분유와 38도로 알맞게 데워진 물을 따로 보관하고 있다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적정한 농도로 섞여나와 일일이 분유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특히 보온 중인 물의 온도를 디지털온도계로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자외선(UV) 램프를 이용한 물 살균 기능까지 갖춰 수유의 안전성도 크게 높였다. 이 제품의 이전 모델은 수동형 ‘전기아기수유기’로 지난 5월 말레이시아 발명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외무고시 26회 출신인 하 서기관은 지난 92년 외교관으로 입문했다. “레토릭(rhetoricㆍ외교적 수사)을 많이 구사하는 통상적인 외교 업무보다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가 좋았다”는 하 서기관. 그래서인지 그는 다들 선호하는 해외 공관 근무를 마다하고 본부 정보화담당관실에서 근무해왔으며 외교부의 인트라넷, 해외 135개국에 걸친 광역외교정보망 등에 손을 대 내부에서는 ‘IT귀재’로 통하기도 한다. 13일부터 COEX에서 열리는 특허기술대전에도 출품되는 이 제품에 대해 그는 “신생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수유로 인한 불편함을 겪는 만큼 시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필립스나 아벤트 등 소형가전업체나 아기용품업체들과 양산에 나서면 국내는 최소 연간 300억원, 세계적으로는 1조5,000억원 이상의 블루오션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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