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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힐러리의 힘’
입력2003-06-11 00:00:00
수정
2003.06.11 00:00:00
김영기 기자
“역시 힐러리다.”힐러리 로댐 클린턴 연방상원의원이 자서전 한 권으로 미국민의 관심을 단숨에 휘어잡으면서 과연 힐러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힐러리 여사의 백악관 시절을 기록한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가 9일 시판되면서 전국이 들썩이자 차기 대선을 위해 `필사의 질주`를 벌이고 있는 민주당의 경선주자들은 저마다 김빠진 한숨을 내쉬었다.
2000년 대선에서 부통령후보로 나섰던 조셉 리버맨 연방상원의원과 리처드 게파트 전 연방하원 원내총무를 비롯한 민주당의 경선주자들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보기 위해 지난 수개월간 이를 악물고 뛰었지만 결과는 허망할 정도였다. 주요 신문들은 이들이 벌인 공개토론회 기사를 약속이나 한 듯 27면 뒤쪽으로 배치했고 방송사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오후 11시30분 이후에 토론회를 녹화 방영했다. 한마디로 완전 `찬밥` 대접을 받은 셈.
헌데, 정계입문 이후 계속 낮은 자세를 취해온 힐러리 여사는 562쪽 분량의 책 한 권으로 민주당의 `9룡`들이 그토록 목말라하던 전국적인 관심을 수중에 넣었다. 백악관을 떠난 지 두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지명도와 인기를 잃지 않고 있으며 세인의 이목을 붙잡는 능력 또한 녹슬지 않았음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인 것. 모니카 르윈스키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스캔들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심정을 엿보고 싶다는 지극히 대중적인 궁금증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튼 800만달러의 초특급 원고료를 받고 써낸 힐러리 여사의 회고록은 허리케인급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힐러리 여사가 화제의 인물로 부각하자 민주당의 9룡들은 물론, 공화당에서조차 그녀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2004년과 2008년 대선에는 뜻이 없다고 강조한다. 대선 출마와의 상관관계야 어떨지 몰라도 힐러리 여사가 이번 회고록을 통해 자신이 지닌 정치적 비중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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