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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월 26일] 외양간 미리 고치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 하반기에 출시할 차세대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8’을 지난달 소개했다. 그런데 발표 직후 난데없이 인터넷업계가 동요했다. MS가 파일 배포용 툴 ‘액티브X’에 관련된 기능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액티브X는 MS가 사용자의 PC에 소형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 웹페이지의 문서나 콘텐츠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기술로 보안 프로그램 배포가 편리해 그동안 금융기관을 비롯한 국내의 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이 널리 사용했다. 일각에서는 파이어폭스ㆍ오페라 등 다른 브라우저와의 호환성 문제와 악성코드 및 스파이웨어의 유포문제를 거론하며 한국 인터넷 사이트의 액티브X 남용을 지속적으로 지적했으나 편리함의 논리를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발매된 ‘윈도 비스타’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액티브X 기능을 크게 줄이자 은행 사이트에 인터넷뱅킹이 안 된다는 문의가 빗발치면서 금융권은 대혼란에 빠졌다. PC 운영체제(OS)의 기능변동 때문에 일국의 정부가 경제정책 조정회의를 갖고 MS에 긴급 협조요청까지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호환작업을 거쳐 사태가 진정됐다. 다행히 올 들어 SK텔레콤ㆍ이니시스 등 국내 업체들이 ‘월드 와이드 웹 컨소시엄(W3C)’에서 브라우저 종류에 상관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개발한 웹 표준 규격을 따르거나 윈도가 아닌 리눅스ㆍ맥OS에서도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내놓는 등 윈도&IE 일변도의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윈도 비스타 사건이 ‘소를 잃을 뻔한’ 일이었다면 MS의 IE8 관련 발표는 소가 스스로 외양간에서 뛰쳐나가겠다고 예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칠 시간이 조금이나마 주어졌는데도 단순히 불편하다는 이유로 인터넷 세계의 우물 안 개구리로 남는다면, 그리고 그런 일이 ‘IT강국’ ‘인터넷강국’을 자부하는 나라에서 벌어진다면 그건 정말로 ‘광우병 걸린 소도 웃을 일’로 기록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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