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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1월 11일] 불확실성 시대와 기업의 생존

미국발 신용경색이 지구촌을 온통 흔들어놓았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그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로 큰 고비를 넘겼지만 한국 경제 및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는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이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하에서 변화와 혁신은 이제 기업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요건이며 지속적으로 강조될 것이다. 지금까지 전세계의 모든 기업들은 혁신을 통한 성장을 위해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왔다. 우리 기업들도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과거 10년간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를 수용하면서 새로운 제품 출시 및 서비스 제공, 생산성 향상, 브랜드 이미지 제고, 프로세스 개선 등의 변화를 시도해왔다.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Six Sigma활동, 인수합병, 조직 재구성 및 아웃소싱 등과 같은 변화와 혁신 프로젝트 등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일부 놀라운 성과를 창출한 면도 있지만 시도된 변화와 혁신의 결과는 기대했던 만큼 되지는 못했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변화의 내용(전략ㆍ프로세스ㆍ인프라 등)보다는 조직과 조직원들의 변화 수용역량 부족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즉 경영층 주도의 톱다운(Top-down) 혁신활동에 대한 거부감, 과거 성공경험 도취, 현실문제 회피, 부서 이기주의와 그로 인한 부서 간 정보공유 부재 같은 요인들을 들 수 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경영자와 조직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와 이솝 우화의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야기에 비유할 수 있다. 제우스를 속인 죄로 지옥에 떨어진 시시포스는 매일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올리다가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 다시 위로 굴리는 작업을 계속하게 된다. 경영자들은 이 시시포스와 같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변화의 강박감 속에 놓여 있는 것이다. 또한 다른 기업들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조급증도 보이는데 이는 변화 프로젝트의 필요성에 대한 전사적 공유 이전에 빨리 변화과제의 수행단계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해당 팀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결국 프로젝트 팀을 위한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만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변화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면서도 ‘조직은 혁신하고 있으며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있다’고 자위한다. 이런 상황하에서 조직원들은 계속된 프로젝트로 변화 불감증의 내성이 커져 혁신 무기력 증세가 자리잡게 된다. 그래서 조직 내의 이슈와 문제점들을 논의할 경우 그런 불감증으로 인해 변화에 대한 반감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솝 우화의 양치기가 정말 위기상황에 빠졌지만 동네 사람들이 무감각하게 받아들인 것과 같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변화관리의 주된 목표는 조직원들이 새로운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변경, 조직구조 및 개인의 역할 변화 등을 자발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변화에 대한 저항을 최소화하고 조직이 성공적으로 변화를 실행하며 나아가 기업은 새로운 조직문화를 구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성공적 변화 관리는 이벤트 활동이 아닌 조직문화와 조직원들의 행동과 성향을 파악하고 변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수집ㆍ분석ㆍ적용하는 계량적 방법론을 결합한 통합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이 변화 프로젝트의 각 과정(준비ㆍ계획ㆍ구현ㆍ실행)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이해 당사자들이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통합된 활동들로 구성돼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준비단계에서 전조직원이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 그리고 건전한 위기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기반에서 수행된 변화 프로젝트만이 변화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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