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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小상공인 체감경기 '벼랑끝으로'
입력2000-09-09 00:00:00
수정
2000.09.09 00:00:00
전용호 기자
中小상공인 체감경기 '벼랑끝으로'업종·지역별 양극화 갈수록 심화
직원 몇명을 데리고 가게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상공인들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의 붕괴는 한국 사회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중시키고 경제구조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사회적 재원의 분배가 대기업과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짐에 따라 소상공인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상공인은 제조업의 경우 10인 이하, 상업의 경우 5인 이하의 직원으로 사업을 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중소상공인들은 모두 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소상공인의 체감경기
우리 경제는 지표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소상공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당시 만큼이나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전국의 소상공인 1,1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외환위기 이전보다 경기가 더 나쁘거나 외환위기 당시 만큼 경기가 나쁘다고 대답했다.
중기청 설문 "IMF때만큼 안좋아" 절반이상
하반기 창업·경영개선지원 정책자금도 미미
6월까지 산업생산증가율 충북이 전남의 9배
응답자의 22.9%(261명)가 「IMF 상황보다 경기가 더 좋지 않다」고 대답했고 31.7%(362명)가 「IMF 상황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반면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2.8%(32명)에 불과했다. 또 소상공인의 62.8%(623명)가 「경기가 좋지 않다」고 대답했다.
중소기업청의 보고서는 『중산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경영난은 다시금 중산층의 붕괴마저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을 보호하고 지역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소상공인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부실한 지원정책
중기청에 따르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창업 및 경영개선 자금은 연간 3,500억~4,000억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올해는 2,000억원의 예산 확보에 그쳤고 그나마 상반기에 1,581억원을 소진해 하반기에는 자금지원이 어려운 상태다.
정부는 또 소상공인을 위해 담보력이 취약한 지방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보증지원을 위해 시·도별로 지역신용보증재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재정이 취약한 지자체는 분담금을 확보하지 못해 지방중소기업의 보증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전남·전북·제주는 재정난으로 재단설립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 당국자는 『재단의 기본재산이 부족해 보증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법정 운영보증 배수는 15배이지만 실제는 2배 내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울러 자금부족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과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실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지원센터는 4만8,284개 사업자에 1만1,418억원을 추천했지만 지원 수준은 업체수 대비 45.8%, 금액 대비 40.1%에 불과했다.
산업자원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재원확대를 건의했지만 관련부처의 이해부족으로 그 결과는 불투명하다. 산자부 담당자들은 『정부가 벤처산업이나 정보통신산업 육성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중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지원에는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역별 격차 심화
올해 1~6월까지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남(5.1%)과 충북(49.3%)이 9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섬유 등 전통산업의 비중이 높은 대구·전남·강원지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5.6%, 5.1%, 5.9%대로 매우 부진하다.
부산과 전북도 각각 15.1%와 14.9%로 낮다. 반면 충북·경기·서울은 각각 49.3%, 30.8%, 27.8%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지방 경기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창업 및 경영개선 자금으로 올해 예산 2,000억원 가운데 400억원을 조기 집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3~4개의 거점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입력시간 2000/09/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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