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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올림픽] 장애인의 장애인 사랑

올림픽 5연패 좌절 그러나 계속되는 '노력'

장애인올림픽 5연패의 꿈이 에게해에 잠겼다. 그러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22일 오후(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 니카이아 올림픽 역도홀. 남자역도 60㎏에 출전한 정금종(39) 선수는 이집트의 복병 이브라힘 샤반(29)에게 밀렸다. 정 선수가 들어올린 무게는 195㎏. 불과 2.5㎏ 차이로 5연패가 좌절됐다. 정 선수는 1,2차 시기에 실패, 궁지에 몰렸다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성공했다. "금메달이다"는 응원단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완력의 이브라힘은 바로 다음 순서에서 이 기록을 넘어 버렸다. 아쉬움많은 은메달로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정 선수의 60㎏ 출전은 '착오' 때문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래 4연패 기록은 52㎏으로 나섰을 때 나온 것이었다. 정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당초 56㎏을 겨냥했었다. 그러던 것이 서류 착오로 엉뚱하게 60㎏으로 기재하는 바람에 울며겨자먹기로 이 종목으로 낙착됐다. 정 선수는 그러나 "스포츠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고만 했다. 이제 그의 목표는 두가지다. 한결같은 두길이기도 하다.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새로운 도전과 장애인 재활시설을 돌보는 것이다. 정 선수는 3천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올림픽 연금으로 나오는 월 80만원이고정수입인 그로선 큰 부채다. 부인 최영숙씨(37)가 전자부품을 조립해 조금씩 버는게 부수입의 전부다. 그는 이 빚에 대해 지금도 최씨에게 미안해하고 있다. 몰래 생업자금으로 빌렸기 때문이다. 이 돈은 '다솜공동체'에 전부 들어갔다. '다솜공동체'는 정 선수가 1995년부터자폐아 재활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복지시설이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 집에서 시작한 것이 이제는 경기도 일산과 충남 당진 등 3곳으로 확장됐다. 수용중인 자폐아는 40여명으로, 정 선수는 당진 공동체의 자폐아10명을 집중적으로 돌보고 있다. 이 바람에 부인 최씨는 3년간 30여명에게 밥을 지어먹인 적도 있다. 시각장애인연합회 총무로 일했던 최씨였던 만큼 기꺼이 나섰다. 최씨를 처음 만난 것은 친구누나의 소개를 통해서다. 10년 정도 알고 지내다 사랑을 고백, 1996년 결혼했다. 최씨는 한쪽 다리 소아마비다. 정 선수는 "그동안 집에 돈(연금)을 갖다 준 적이 없다"고 했다. 다솜공동체가있어서다. 한때는 너무 힘들어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는 장애인이 왜 그런 일을 하는 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들었다. 올림픽을 연패하면서엄청난 연금을 받는 '부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정 선수의 과거는 불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가 가출하는 바람에 삼육재활원에서 컸다. 88 서울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고모가 찾아왔다고 한다. 그만큼 외롭고 굴곡많은 삶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과거를 안고서도 "자폐아들을 무조건 일반인들에게 맡길 수는없다"고 단언한다. "장애인이 장애인을 멀리하면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다솜공동체는 정 선수가 받는 연금과 자영업자, 조폐공사 직원 등 몇몇 후원자가 내는 월 200만원으로 운영된다. 정 선수는 "서울 가면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은 한없이 계속될 것같다. (아테네=연합뉴스) 황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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