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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기축통화 위상 흔들린다

원·달러 환율 1弗=913.7원 10년만에 최저<br>美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소식에 약세 가속<br>재정적자 허덕 美정부도 '弱달러' 수수방관<br>국내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등 부작용 속출


전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경기침체 우려로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하고 있는데다 미 정부도 경상수지 적자, 재정 적자 등 쌍둥이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자 ‘약(弱)달러’를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가,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부추기고 글로벌 소비시장인 미국의 구매력을 줄여 전세계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 주도국에는 원화 강세와 맞물려 이중고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 ◇달러화 기축통화 위상 흔들리나=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금융관리국(HKMA) 대변인은 1일 “홍콩 정부는 페그제 아래에서 환율 안정을 도모하겠다”면서 “현재 하루 변동범위를 포함해 어떤 변화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는 최근 미 달러 가치 하락으로 홍콩 달러 가치가 동반 하락하면서 홍콩이 페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홍콩은 현재 미국과 달리 경기 과열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페그제 유지는 홍콩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홍콩이 이례적으로 페그제 폐지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은 거꾸로 말하면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의 위상이 그만큼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미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예상되면서 전세계 통화 체제에서 미묘한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진앙지는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중동 국가들이다. 지난 5ㆍ6월 쿠웨이트와 시리아가 달러 페그제를 폐지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ㆍ아랍에미리트(UAE)ㆍ카타르 등도 달러 페그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10년 만에 최저치=전세계적인 달러 약세는 원화 환율에도 불똥을 튀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달러당 1원40전 떨어진 913원7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저점이었던 7월25일의 913원90전을 하향돌파한 것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10월2일의 913원50전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환율 하락은 역외에서 달러 매도세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달러화는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이 확산되면서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또 국내 주가가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다가선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으로 915원50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을 감안해 당국이 원화 강세를 지켜볼 것이라는 분석이 고개를 들면서 달러 매도세가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913~914원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9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유로존 호주 등의 금리결정 등을 앞두고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은영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주 원ㆍ달러 환율은 미국의 10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인한 달러화 약세로 하락이 예상된다”며 “다만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의지가 하방 경직성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전저점인 913원선이 확실하게 무너질 경우 뚜렷한 저항선을 찾기가 힘들다”며 “순차적으로 910원선과 900원선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 부작용 속출=글로벌 달러화 하락은 유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ㆍ두바이유ㆍ브렌트유 등 3대 유가 지표나 금 등 원자재 가격은 달러화로 표기된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유가나 원자재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화 강세와 맞물려 한국 수출기업으로서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 회복 기미가 엿보이고 있는 수출 채산성이 다시 곤두박질칠 수 있다. 수출제품 단위당 벌어들인 이익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 수출채산성지수는 올 2ㆍ4분기 76.79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5% 상승하며 11분기 만에 반등했지만 여전히 기준 연도인 2000년의 100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이후 시중 금리의 급등에다 환율마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환율과 금리 위험 대응책이 미비한 수출 중소기업들이 발을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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