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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벤처 "연구개발로 돌아가자"
입력2004-09-07 19:11:56
수정
2004.09.07 19:11:56
불황·자금난 겹치자 '非전문분야 정리' 확산
“한 가지만 잘하면 살 수 있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전문 분야만 남기고 나머지 부문을 정리하는 IT 벤처회사가 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생산ㆍ판매까지 도맡아 해오던 고비용ㆍ중량급 경영에서 벤처 특유의 연구ㆍ개발 이점만을 살리는 ‘틈새경영’으로의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넥스트웨이는 개발ㆍ설계 전문업체로 변신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개발ㆍ설계 외에 다른 부문들을 독립회사로 분사시켰다. 지금까지 제품생산은 하청업체를 이용했지만 자재확보, 생산관리 등을 자체 인력으로 감당해왔다.
또 판매 부문은 ‘디지털고’, 홍보ㆍ마케팅 부문은 ‘미디언스’로 각각 떨어져 나갔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불황의 여파가 컸다. 특히 최근 듣기평가용 헤드셋 납품, 저장장치(아이스틱) 유통 등의 신규사업이 백지화하거나 지연되는 바람에 빚이 100억원까지 불어났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올 초 100명 가까운 직원 가운데 30명 정도를 내보내고 일부는 분사 형태로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꾸준히 해왔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벤처회사로선 비대해진 조직에서 비용절감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거품을 뺀 것”이라며 “연구ㆍ개발회사로 시작한 본래 취지를 살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방향다기능TV를 만드는 컴온테크 역시 기존 생산계획을 백지화하고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영업 및 판매조직을 점차 축소하고 남는 자금과 인력을 연구개발에 쏟겠다는 것이 구조조정의 뼈대다. 이는 지난 6월 500만 대 규모의 중국 수출계약이 현지 자금사정으로 무산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그 대신 국내 대기업 한 곳과 제휴를 맺고 이 회사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인지도나 판매망을 갖추기엔 자금력에 한계가 있다”며“벤처는 본연의 영역인 연구개발에 치중하고 생산ㆍ판매는 대기업이 맡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다른 벤처회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생산은 아웃소싱, 판매는 대리점과 지역총판에 맡기는 식의 업종 간 분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불황 여파로 주문 및 판매량이 꾸준하지도 않은데다 자금사정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벤처회사 사장은 “요즘 같은 불황에 중소ㆍ벤처업체가 생산에 판매까지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덩치를 줄이고 사업 영역을 전문화함으로써 수익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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