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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주택 시장의 거품 논란

손성원 <LA 한민은행장>

주택시장의 거품 논란은 뉴욕뿐 아니라 런던ㆍ서울ㆍLA 등 모든 지역에서 최근 가장 민감한 문제다. 주택가격에 거품이 있는지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오늘날 주택은 자신들의 실제 가치를 넘어서 있으며 이것이 거품이다. 주택 구입자들은 앞으로 언제나 자신들이 구입한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점점 더 비싼 가격에 집을 사고 있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처럼 비싼 가격에 집을 사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신규 구매자들은 사라지고 결국 주택가격은 자신들의 펀더멘털에 맞는 수준을 되찾게 될 것이다. 좋은 예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다. 샌디에이고는 세계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가운데 하나다. 지난 12개월 동안 30%가 상승하는 등 이 지역 주택가격은 지난 5년 사이 두배 이상 상승했지만 지난 6월 이 지역 주택가격 상승률은 6.3%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주택가격이 정점을 이뤘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년 전만 해도 단독주택과 콘도 등을 마구 사들이던 사람들이 집을 내다팔고 있다. 수요도 줄고 있다. 매물로 나온 많은 주택들이 수요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샌디에이고가 5년 전 오늘날의 주택시장 붐을 선도한 이후 나머지 지역에서 이를 뒤쫓은 것처럼 주택시장 침체도 샌디에이고에서 시작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러한 주택시장의 침체는 미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부동산 붐이야 말로 최근 일자리 증가의 1등 공신이다. 2003년 중반 이후 미국의 비농업 부문에서 17% 늘어난 일자리는 대부분 건설과 모기지사업 분야에서 나왔다. 또 실질 수입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역시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건설 분야의 증가 속도가 느려지거나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율이 하락할 경우 이는 분명 미국 경제의 침체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경제 침체기 10번 가운데 8번 꼴로 주택시장 침체가 선행됐었다. 최근 단기금리 인상과 에너지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장기 성장잠재력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주택시장과 모기지시장의 왕성한 활동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미국에서 일자리 8개 가운데 하나 꼴로 주택시장과 연관돼 있다. 여기에는 가구산업부터 카펫산업까지 광범위한 직종들이 있다. 게다가 벽돌과 시멘트ㆍ관목 등도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금리와 에너지는 분명 미국 경제에 중요한 요인들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제활동에 대한 영향력을 감안할 경우 주택시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주택가격에 거품이 존재하고 이 거품이 붕괴된다면 이것의 경제적 결과는 엄청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이 부동산 거품을 측정하는 수단은 무엇일까. 주택시장에서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률(PER)에 해당하는 개념이 주택가격 대비 임대료의 비율이다. 오늘날 이 수치는 남부 캘리포니아와 런던ㆍ뉴욕, 그리고 서울 등 세계 일부 지역에서 거품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주택시장 거품 주장에는 또 다른 근거들도 있다. 먼저 최근 주택가격 상승이 주택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심지어 가격 상승이 비교적 완만한 지역에서조차 신규주택 착공 속도가 신규 수요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부동산 거품 양상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사실은 매우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비록 거품이 붕괴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전국적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은 지역별로 매우 다양하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2000년 이후 집값이 두배 이상 상승했지만 중서부 집값은 같은 기간 25~3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해안 주변 지역의 경우 새로 집을 지을 만한 곳이 거의 없는 반면 중부 지역의 경우 얼마든지 새로운 공급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에 의해 생기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해안 지역에 정말 주택 부족이 존재한다면 임대료를 포함한 모든 주택가격이 상승해야 하지만 해안 지역 주택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임대료는 2000년 이후 거의 같은 수준이거나 심지어 하락하고 있다. 이것은 주택시장 거품의 가장 분명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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