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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깊은 원전기술 첫 수출

국내 원자력산업이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캐나다ㆍ이탈리아 기업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루마니아와 원자력 발전소건설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의 원전 건설사업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자재를 공급하거나 건설 공사를 수행한 경우는 더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차원을 달리한다. 캐나다ㆍ이탈리아 기업과 한수원 등 3개사가 사업을 공동 시행하나 그 주역은 한국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수원이 사업시행자인 데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전설계를 맡고 두산중공업은 기자재를 공급하며 현대건설은 원전을 직접 건설하게 되고 수출입은행은 자금을 조달한다. 이중 일부에 참여한 과거와는 달리 우리 기업들이 모든 단계에 참여하는 프로젝트 매니징을 맡는 의의는 매우 크다. 무엇보다 원전 건설기술 및 운용능력이 국제적으로 공인 받게 된 기념비적인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수주는 우리 기업들의 노력도 노력이거니와 루마니아 정부의 요청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당초 이탈리아ㆍ캐나다 컨소시엄에 맡겼다가 갑자기 한수원을 컨소시엄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을 참여시킬 경우 더 저렴하게 안전성이 높은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데다 한수원이 원전 연료 및 운영 기술 개발에서 크게 앞서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기업의 가격 및 기술경쟁력이 세계 일류 수준임을 알리는데 이보다 더 나은 객관적 평가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선진국 금융기관들이 거의 독식해온 자금조달까지 맡게 된 의의도 적지 않다. 지난 20여년간 국내 원전 건설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전산업이 이제 세계 시장으로 도약하는 신호탄이 올라 간 셈이다. 극심한 내수위축으로 그나마 희망을 걸어온 수출마저 둔화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암울한 경제사정 가운데 스며든 낭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원전산업이 새로운 수출 효자 산업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수주가 4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원전 시장 수주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니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출쪽에서 숨통이 열려있기는 하나 주력 수출제품의 치열한 가격인하경쟁과 주요 부품의 수입 등으로 인해 수출 채산성 악화의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이번 원전 건설 및 기술수출과 같은 대규모 플랜트 건설사업 및 고부가가치 기술 수출은 사정이 다르다. 일단 수주하기만 하면 수년간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기술부문을 정보통신ㆍ생명과학 등과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저급 수준에서 시작해도 장기간 꾸준히 연구개발을 하고 다양한 경험과 실적을 쌓으면 세계 일류기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원전 기술의 사례는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다른 첨단 기술부문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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