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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25년 상거래가 변한다] 6. 신용관리 정착시급

“올 1ㆍ4분기 안에 치솟는 연체율을 잡지 못하면 일부 카드사의 경우 생존이 불투명할 겁니다(A카드사 사장).” “지난 연말 신용카드 연체액은 공식 연체액에다 대환대출, 현금서비스 대체 등을 따지면 20조원에 달합니다. 카드사들이 지난 1년간 떼인 돈만 3조원이 넘습니다(B증권 애널리스트).” 신용카드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연체율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를 훌쩍 넘긴 카드 연체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연체율이 오르면 카드사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이는 엄청난 적자로 이어진다. 특히 오는 4월부터는 1개월이상 연체율이 10%를 넘어서면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체규모 천문학적=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신용카드 연체액이 9조원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이 두자릿수로 올라서면서 연체액은 불과 5개월만에 3조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실제 연체액은 공식발표액보다 2배 이상 많은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체액을 대출로 전환해준 6조~7조원의 대환대출의 경우가 정상대출로 분류되고 있으나 연체액이나 다름 없다 규모가 6조~7조원에 달하고 있어 이 역시 연체와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카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경우 연체채권이 발생하면 모두 정상채권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이 부문에서 발생한 연체는 현재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 또 관행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현금서비스를 받아 결제액을 갚는 현금서비스 대체역시 잠재부실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준재 LG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올 3분기까지는 연체율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대환론을 포함한 올해 말 총 신용카드 연체금액은 전체 채권의 25%인 32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체율 왜 치솟나=카드시장의 고속성장세가 멈춘 데다 카드 이용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98년 이후 신용카드 이용액이 해마다 평균 100% 가까이 늘어나면서 카드사 연체율에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존재했다. 신규 회원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이용액이 늘어나 기존 회원의 연체율을 현실보다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카드사들의 실제 연체율이 경계수준인 5%대였음에도 불구 이 같은 착시효과로 인해 안정적인 3~4%대로 왜곡됐던 셈이다. 지난해 2월 신용카드사들의 가두회원 모집이 금지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맑은 물이 새로 흘러 들어 기존의 흙탕물을 정화시키는 것처럼 카드 연체율을 떨어뜨리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특히 일부 카드사의 경우 금융감독원 조치로 신규 회원 모집이 중단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했다. 여기에다 카드 연체금을 갚지 않고 `버티면 된다`는 식의 안이한 신용관리 풍조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 파산 신청이 사상 최고로 늘어났으며 특히 앞날이 창창한 20, 30대의 신청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자기가 빌린 돈을 노력해서 갚기 보다는 손쉬운 해결책을 찾는 이들이 만연하고 있는 셈이다. ◇발등의 불 카드사=본부 및 지점 인력을 줄이는 대신 연체관리 인력 및 조직을 대거 늘리고 대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연체하면 1주일이나 1달 뒤에 연락하던 종전과 달리 2~3일 안에 바로 카드사로부터 독촉전화를 받게 된다. 이는 카드사들이 관련 인력을 대폭 늘리고 연체기간이 단기인 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 국민카드는 지난해 140여명에 불과하던 채권추심인력을 430명으로 3배 이상 늘렸다. 외환카드 역시 600명의 채권관리 담당자를 충원, 모두 1,300명이 카드연체금 회수에 나섰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도 지난해에만 각각 70명과 250여명을 신규 채용했으며 나머지 카드사들도 지점의 영업인력을 채권관리쪽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조직개편작업도 한창이다. 국민카드는 지난해말 채권관리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새로운 회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대카드 역시 전국 18개 지역에 채권센터를 설치한데 이어 출장소 형태의 조직을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채권관리부를 4개 팀으로 세분화하고 인력도 100여명을 보강했다. 한 카드사 채권팀장은 “최근 지점의 상담업무가운데 90% 정도는 연체자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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