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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산별교섭의 이상과 실제

일부 학계나 노동계 인사들은 현재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산별교섭’이라고 주장한다. 산별교섭 주창자들은 현재 산별교섭을 둘러싸고 다소간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는 과도기적 문제일 뿐이며 산별교섭이 정착되면 노사관계가 상당히 안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이러한 주장대로 산별교섭이 정착되면 대립적 노사관계가 해소 되고 노사관계의 안정화가 도모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희망적인 전망은 현장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최근에 진행된 산별교섭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교섭과정에서 노사간의고민과 진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고 노동계의 ‘일방통행식’ 요구에 의 해 교섭이 진행돼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노동계는 산별노조의 힘을 바탕으로 사용자를 압박해 산별교섭에 참여하는 사업장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단체협상을 밴치마킹, 모든 사업장의단협 수준을 상향 평준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체결된 단협은회사의 경영을 어렵게 만든다. 또 경영부진은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이나 폐업 등의 악순환을 야기한다. 결국 노조의 밀어붙이기식 산별교섭이 부메 랑이 돼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또한 산별교섭 주창자들이 산별교섭의 효과 중 하나로 주장하고 있는 교섭 비용 절감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장에서는 정반대로 교섭비용 증가로 나타나 고 있다. 지난해 금속노조의 예를 보면 지난 2002년 12월 노사실무위원회을 구성한 이래 2003년 5월 중앙교섭을 시작, 지부교섭ㆍ지회교섭 등을 거 쳐 연말 무렵에 가서야 교섭이 마무리될 정도로 교섭이 장기간 진행됐다.결국 노동계는 ‘산별교섭’이라는 허울 속에 숨어 중앙교섭ㆍ지부교섭ㆍ지회교섭을 진행함으로써 그동안 경영계가 산별교섭의 문제점으로 지적해온 이중ㆍ삼중 교섭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산별노조와 사용자단체가 교섭을 진행함에 따라 회사의 직접적 부담이 감소한다는 노동계의 주장도 현장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금속노조의 경우 지부교섭ㆍ지회교섭을 거치면서 각 사업장의 교섭에 대한 부담은 기업별 교섭과 비교해 전혀 줄어들지 않았으며, 금융노조의 경우에도 노조가 최고경영진과 교섭을 마무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은행 차원에서 플러스알파 교섭을 추가로 하는 일이 많았다. 이러한 폐해에도 불구하고 노동계가 산별교섭을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산별교섭의 이상과 산업현장 현실의 괴리감에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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