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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화교자본 전성시대
입력2007-06-11 17:37:58
수정
2007.06.11 17:37:58
“화교자본은 다른 외국자본과 달리 까다롭지 않고 우리와 정서가 비슷해 투자 유치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인천 경제자유구역 등을 중심으로 투자 유치가 활발하다.” “술 한잔하면서 얘기하면 양보도 쉽게 얻어낼 수 있다.”(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
올들어 화교자본 유치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2위의 화상(華商)기업인 리포그룹의 경우 현재 인천 송도 내 운북 복합레저단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그룹은 “홍콩을 능가하는 중국풍 국제도시를 개발하겠다”고 공언하며 상업시설과 화교자본을 타깃으로 하는 차이나몰, 대규모 주거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남 무안 기업도시에도 화교자본의 입질이 뜨겁다. 단지 내 60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차이나시티’를 위해 투입되는 1차 개발사업비만 약 1조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한중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작사업이다.
지난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한국의 투자가치는 크게 높아졌다. 이 때문에 화교자본의 한국 투자 열풍이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화교자본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확연히 달라졌다. 11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청년기업가 서밋(summit)’이 단적인 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이례적으로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물론,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직접 나서서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교자본은 유대인에 이은 세계 제2위의 ‘민족상권’이다. 뿐만 아니라 화교자본이 투자한 거점지역은 연쇄적으로 거대한 중국 본토자본을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화교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를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술 한잔이면 양보를 얻어 낼 수 있다”는 정부의 한 관계자의 단편적인 인식은 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양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화교자본을 상대로 양보를 얻는 재미를 누리려 하기보다는 건실한 외국투자가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국민들에게 ‘오픈마인드’를 갖도록 설득하는 자세가 더욱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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